- 자회사인 넷마블 IPO 기대 효과는 제한적...본업 '방송 부문'의 실적 개선 여부 주목해야
- 한한령 영향, 단기간 해소되지는 않을 것...엔터 업종, 중국 기대감은 당분간 접어둘 수밖에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출시한 신작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대흥행으로 기업가치가 대폭 상승하며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魚)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넷마블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CJ E&M의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CJ E&M 주가는 넷마블의 신작 출시 이전인 12월 초(5만5400원) 대비 14일(7만7600원) 기준 40% 정도 올랐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사진)은 지난 1월 19일 발표한 'CJ E&M : 넷마블 지분 가치만 2.5조원' 리포트를 통해 "CJ E&M이 보유한 넷마블 지분 가치는 리니지2 레볼루션을 비롯한 신규 출시 예정작의 흥행 효과로 기존 1조8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넷마블의 IPO 이슈가 지속적으로 CJ E&M의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충분히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CJ E&M의 본업에 주목할 때라고 조언했다.

CJ E&M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4.4% 감소한 19억원, 매출액은 27% 증가한 4888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이었다.

이 연구원은 특히 방송 부문의 부진을 우려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의 흥행으로 TV광고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CJ E&M의 본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본업인 방송 부문의 실적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KTB투자증권에서 이 연구원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리포트에서 넷마블 지분가치 상승과 엮어 CJ E&M의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10조~12조원이라는 넷마블 지분가치는 어떻게 추산했나.

“리포트를 발표하기 전날 넷마블은 컨퍼런스를 통해 2016년도 실적을 공개를 했다. 또 흥행 신작이었던 ‘리니지 2 레볼루션’의 출시 한 달간의 성과를 공개했는데 당시 기존 애널리스트들이나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결과가 훨씬 좋았다. 해당 게임의 한달 누적 매출이 사상 최대치인 2060억원에 이르렀다.

그런 것들을 1년 단위로 환산시켜 올해 넷마블의 실적을 추정했고, 그 결과 넷마블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2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8400억원, 순이익은 630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다음으로 고민했던 것이 어떤 기준의 멀티플(배수)을 적용할지였다. 먼저 컴투스(078340), 게임빌, 엔씨소프트(036570)등 동종 경쟁업체들과 비교를 해봤다. 그 결과 향후 차기작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가치 디스카운트(불이익)를 받고 있는 컴투스∙게임빌 등 모바일 게임사들보다는, 이미 흥행 중인 게임이 많고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엔씨소프트에 적용하는 멀티플(20배)을 넷마블 순이익 6500억원에 적용했고, 이에 따라 전체 기업가치가 12조원 이상 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CJ E&M은 넷마블 지분 28%를 갖고 있는데.

"그렇다. 그런데 그 지분은 넷마블 상장을 기점으로 희석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넷마블은 이번 상장에서 구주매출을 하지 않으면서 유동 주식분을 만들기 위해 신주 발권을 할 것 같다. 전체 주식 수의 약 20% 정도를 신주 발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현재 28%인 CJ E&M의 지분은 22% 정도로 줄어들 것이다. 이 지분에 전체 12조원 기업가치를 적용하면 CJ E&M의 보유 지분 가치는 2조5000억원 정도가 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넷마블의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기업 가치는 12조~13조원까지 보고 있지만, 너무 비싸면 IPO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시가총액은 10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가 났다. 본업에는 충실하지 못한 것 아닌가.

“맞는 말이다. 특히 방송 부문이 생각보다 안 좋았다. 사실 지난해 3분기에도 방송 부문 실적은 좋지 않았는데,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올림픽 기간이라는 좋은 핑계가 있어 어물쩍 넘어갔었다.

이후 회사측에서 10월 TV광고 부분이 굉장히 좋다고 밝혔었고 11월에는 조금 안좋았지만, tvN 드라마 ‘도깨비’의 대흥행으로 12월에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했었다. 그래서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실적을 공개하니 방송 부문이 크게 부진했다.

고민이 많이 되는 시기다. 올해 TV광고 매출이 그래도 3~4%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는 거의 0%에 가까운 상황이다. 추정치를 내려야 하는게 현실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지난해 상반기에 방송 부문이 큰 성장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꺾인 모습이었는데 이런 추세면 올해도 역성장이 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특히 TV광고에서 역성장이 나면 다른 부문이 아무리 좋아도 그 갭(gap)을 채우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실적에 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TV광고 부문이 왜 그렇게 부진했을까.

“TV광고의 구조적 문제로 보면 될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CJ E&M TV광고가 적게는 10%, 많게는 20% 이상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광고 단가 상승이 성장의 주요 원인이었다.

광고 단가 상승이란 어떤 프로그램의 앞뒤 광고에 붙는 15초 광고에 대해서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것이다. 광고라는 것은 아무런 원가 없이 그냥 매출만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이익 구조가 굉장히 좋은 부문이다.

그러나 광고 단가가 계속 높아질 수는 없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tvN 광고 단가가 올라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면 차라리 지상파 채널에 광고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TV광고가 너무 비싸면 차라리 온라인 광고에 더 주력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대안들이 있기 때문에 광고 단가의 상승 효과는 한계가 있는 성장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tvN 광고 단가는 지상파와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그래서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가파르게 둔화가 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앞으로도 ,TV광고 쪽의 성장으로 인한 이익 모멘텀(성장 동력)은 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

-올해 방송 부문이 계속 좋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건가.

“사실 원래 내가 CJ E&M의 방송 부문에서 주목했던 것은 TV광고가 아닌 다른 것이었다. 바로 감가상각비의 절감 효과다. CJ E&M은 원래 4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드라마 판권 감가상각을 했다.

그런데 2015년 12월 그 연식을 4년에서 1.5년으로 변경했다. 원래는 4년 동안 했으니까 느긋하게 상각했던 것을 1.5년으로 바꾸다보니까 지난해 1분기부터 과거에 하지 않았던 잔여 판권에 대해 추가적으로 상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관련해서 2015년도 매출은 잘 나왔지만, 비용도 갑자기 급격히 증가한 회계적 이슈가 있었다.

그런데 그 추가적인 감가상각분이 올해 1분기면 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2분기에 이익이 한번 급격히 좋아질 거라고 보고 있었다. 그런 것을 반영해서 추정치를 높게 잡았다. 그런데 이익 상승의 기본 바탕이 된 가정은 본업, 즉 TV광고가 3~4% 성장을 한다는 것이었다.

-TV광고의 3~4% 성장을 계속 강조하는데, 그 정도 성장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콘텐츠 제작비가 매년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건 그냥 구조적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다. 매년 제작비는 200억~300억원씩은 자연 증가한다. 이를 감안하면 TV광고의 저성장은 이익 역성장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내가 가정한 3~4%의 성장률은 이 자연 비용 증가분을 커버할 만한 규모다.

이번 4분기 실적에 크게 실망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기대하고 있던 감가상각비 감소로 인한 이익 증가 효과가 콘텐츠 제작비용 증가로 상쇄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1분기까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TV광고가 어느 정도 나와줬으면 한다.”

-주가 흐름도 최근 좀 안좋았다.

“실적발표 전후로 해서 조정을 많이 받았다.”

-넷마블 IPO가 상반기 정말 실행되면 CJ E&M 주가도 또 한번 상승하지 않을까.

“한번의 모멘텀을 더 받을 수도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시장에서는 이미 10조원이라는 넷마블 IPO 가치를 어느정도 반영했다고 본다.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넷마블이 시장 예상치인 10조원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IPO를 한다던가 그런 이슈가 있어야 할 것이다.”

-목표주가 12만원은 그대로 유지하는가.

“우선적으로 1분기 실적까지 두고 봐야 한다는 생각에 유지한다. 본업(방송) 가치는 2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1분기에 특별히 쇼크가 나지 않는 이상 유지될 것 같다.”

-중국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의 영향은?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고 본다. 그렇게 단기간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한한령 때문에 CJ E&M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방송, 드라마 판권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한한령이 내려졌을 때 판권 판매 매출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줬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

‘도깨비’ 같은 경우도 중국에서 인식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고 판권 판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최근 중국 드라마 판권 시장이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CJ E&M 투자자가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어쨌든 실적이란 말인가.

“그렇다. 이 시점에서 올해 1분기 실적이 정말 중요하게 됐다.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본업가치는 계속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 부문의 성장이 실적 개선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이 알아둬야 할 것은 넷마블 IPO 이슈의 가치는 이미 어느 정도 반영이 됐다는 사실이다. 추가적으로 넷마블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 넷마블이 준비 중인 차기작이 IPO 전에 출시돼 한번 더 대흥행을 하면 그 효과를 볼 수는 있겠지만, 아직 신작이 언제 나올지도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전체 업종 전망은 어떻게 보나.

“아무래도 한한령과 연관을 짓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한한령 영향이 당장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에 당분간 중국 관련 기대감은 좀 접어둬야 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상반기에 광고 시장 자체가 좀 살아난다고 하면 많은 업체들이 광고로 먹고 사는 미디어·엔터 업종도 반등의 기회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광고가 딱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 이 업종 전체의 단기 주가 흐름은 그리 양호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대표적인 고평가주였는데, 중국 사업 없이는 그런 것들을 정당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한한령과 연관 짓는다면 당분간 모멘텀(상승 동력)은 없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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