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주 안에 감세(減稅)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히자 기대감에 미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세금 관련 법을 개정하려면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정책이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항공사 경영진과의 간담회에서 "앞으로 2~3주 안에 세금 및 항공산업 인프라 개발과 관련해 깜짝 놀랄 만한(phenomenal) 것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조만간 개인·법인에 대한 감세를 포함한 세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감세는 지난 11월 트럼프 당선 후 시장에서 가장 기다렸던 경기 부양책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 발언이 알려지면서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뉴욕 3대 지수가 동시에 0.6%가량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5일 2만포인트를 돌파한 후 다소 지지부진하던 다우 지수는 하루 118.06포인트 오른 2만172.4에 장을 마쳤다. 달러 가치도 상승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0.6원으로 전날보다 4.8원 올랐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감세 정책을 가동하려면 관련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공화당은 하원에서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과반수를 확보했지만, 상원에서는 100석 중 52석으로 법안 통과 기준(60표)에 못 미치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