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청 구내식당 하루 이용객은 최근 들어 1000명을 넘나든다. 작년 이맘때보다 200여 명이 불어났다. 구내식당이 없는 인근 중소기업 직원, 주변 가게 상인들의 발길이 늘었다. 하루 230명 정도인데, 작년보다 50여 명이 증가했다. 금천구청 관계자는 "점심이 4500원(외부인 기준)으로 주변 식당보다 저렴한 데다, 메뉴도 좋아서 시민들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구청 직원들도 작년 9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불황이 길어지는 데다 작년 9월 말부터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일반 식당에는 손님이 줄어드는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은 붐비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 숫자로 확인된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체 음식점업 생산지수(2010년 매출을 100으로 본 지수)는 99.2로 재작년 4분기(102.3)보다 3% 감소했다. 2012년 2분기(-5.1%)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한식·일식·중식 등을 파는 일반 음식점업과 구내식당업을 나눠 비교하면 서로 명암이 갈린다. 일반 음식점업의 매출은 나날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구내식당업의 매출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외식을 줄이는 경향이 지표상으로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얘기다.

일반 음식점업 매출은 2015년 1분기에 마이너스로 전환(-0.2%)한 뒤 8분기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특히 작년 4분기 일반 음식점업의 생산 지수는 91.6으로 재작년 4분기(96.4)보다 5% 하락했다. 2012년 2분기(-8%)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불경기에 따라 가계 소득 증가가 더뎌 외식에 지갑을 열지 않는다"며 "청탁금지법도 식당 매출을 줄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구내식당은 매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작년 4분기 구내식당업 생산 지수는 1년 전보다 4.3% 증가했다. 2015년 1분기(5.6%) 이후 가장 상승 폭이 컸다. 작년 1~3분기에 0.8~1.9% 사이로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 증가 폭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 통계청은 "경기 불황에 상대적으로 밥값이 싼 구내식당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