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3월 30일 경기도 일산 킨텐스(KINTEX)에서 열리는 ‘서울모터쇼 2017’에서 메인 자리를 꿰찬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서울모터쇼 2017 부스 배치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번 쇼에서 메인홀인 킨텍스 신관 정중앙에 자리를 마련했다. 네이버가 신청한 전시관은 가로 35.8m, 세로 28m로 총 1002.4제곱미터(약 303평) 규모다. 국내 5대 자동차 제조사와 수입차, 부품업체 등 현재 신청한 180여개 업체 가운데 13번째로 규모가 큰 수준이다. 캐딜락, 링컨, 만트럭 등 일부 수입차 브랜드 전시관이나 국내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의 전시관보다 크다.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사가 아닌 인터넷 포털 기업이 서울모터쇼에 참가하는 것은 전시회 개최 2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모터쇼는 지난 1995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2년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터쇼다.

네이버가 토요타 프리우스V를 기반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시험차의 모습

◆ 네이버 서울모터쇼 참가 왜? 자율주행車·면허취득 공개할 듯

네이버는 이번 모터쇼 참여를 위해 최소 10억원 이상의 비용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가 참가업체들에 공지한 전시장 임대료는 ㎡당 22만원이다. 따라서 네이버가 참시 참여에 사용하는 비용은 2억2052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에 전시관 인테리어 공사와 마케팅, 인건비 임대료를 등을 감안했을 때 약 1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모터쇼 참가를 위해 전시장 디자인과 설계, 행사 운영과 진행을 맡을 대행사 선정을 공지하기로 했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처음 모터쇼에 참가하는 만큼 자체적인 운영보다는 경험많은 외부의 경험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현재 대행사가 선정돼 비밀유지서약(NDA)를 체결하고 모터쇼 관련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모터쇼 2017 참가업체 부스 배치 도면

네이버는 이번 모터쇼에서 최근 분사한 연구개발(R&D)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전시장 메인에는 네이버랩스가 일본 도요타의 하이브리드(HEV) ‘프리우스V’ 차량을 기반으로 개발된한 자율주행차가 전시될 예정이다. 프리우스V는 기존 프리우스에 비해 전장·전고·전폭이 각각 165mm, 95mm, 25mm씩 늘어나 실내공간이 넓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실험차로 도요타 프리우스V를 선정한 배경은 따로 없는 것 같다”며 “자율주행 차량의 경우 실험의 목적으로 주행이 많은 만큼 회사 이미지를 위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프리우스V의 경우 실내공간이 넓어 각종 실험장비를 탑재하고 연구원들이 탑승하기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구글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면서 도요타와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량을 많이 활용했다. 지난 2012년에는 프리우스, 최근에는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치타량(SUV) ‘RX450h’를 사용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했다.

네이버가 공개한 모터쇼 대행업체 공개모집 문서

네이버랩스는 이번 모터쇼에서 현재 추진 중인 자율주행차의 임시면허 취득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랩스는 국토부에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주행할 수 있는 임시면허 취득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네이버가 임시 운행 허가를 받으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로는 처음으로 자율주행 면허증을 받게 된다.

네이버랩스는 최근 정관 사업목적에 ‘자동차 부속품 및 관련 용품의 제조 임대 판매 서비스업’과 ‘카셰어링 및 관련 중개업’을 추가하면서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랩스는 공간과 교통 기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해당 문구를 정관에 넣었다”며 “지난 데뷰 때 공개한 기술 미래의 방향성인 '생활환경 지능'의 일환으로 내가 활동하는 공간과 이동에 대한 지능화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자랑할 듯

네이버 자율주행 시험차의 모습

네이버가 개발중인 자율주행차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가 인정하는 ‘레벨4’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벨4는 완전자율(레벨5)의 직전 단계로 운전의 90%가 자율주행으로 이뤄진다. 자동차 스스로 출발하고 차선을 바꿀 수 있는 수준으로 현재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레벨4 수준이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 기준으로는 총 4단계 가운데 레벨 3 수준이다.

네이버랩스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기술은 돌발상황 인지·회피 등의 상황에서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는 데이터 처리 능력이 강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네이버랩스는 각종 센서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빠르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별도 솔루션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프랑스 1위 자동차 기업인 르노그룹과 기술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르노그룹 관계자는 “네이버 자율주행 기술 개발팀과 르노삼성의 경기도 용인시 기흥 연구개발(R&D) 연구소 이노베이션팀이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미래 자동차’라는 대주제 아래에서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센서, 데이터처리 등의 분야에서 공동 개발을 하고 올해 3분기에 첫 결과물을 공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저렴한 비용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령, 구글 자율주행차량 위에 달린 ‘라이더(LiDAR·레이더 라이다)’는 미국 벨로다인의 제품으로 대당 가격이 1억원에 달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자율주행차량에는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 중인 각종 센서 장비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르노와의 공동 기술 개발도 저렴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모터쇼에 여러 ICT 업체들이 참가하면서 융합기술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에 맞춰 네이버의 모터쇼 참여에 대해 기대하는 점이 크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비(非) 자동차 업체들의 모터쇼 참가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