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4차 혁명 산업이 각종 규제에 발목 잡힌 사이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경쟁국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네바다주가 2011년 자율주행 관련 법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자율주행차 메카'를 꿈꾸는 주(州) 정부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애리조나주는 2015년 차 외부에서 무인차를 조종할 수 있게 허용했다. 미시간주는 13만㎡(약 4만평) 규모 무인차 테스트용 도시인 '엠시티'를 조성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운전자 없는 완전 무인자동차가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게 승인했다. 법안 서명식에서 릭 스나이더 미시간주 주지사는 "미시간주가 전 세계 무인차 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일반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모든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몰 수 있으며, 스위스·그리스·네덜란드 등 유럽과 일본에선 자율주행 버스를 운행 중이다.

드론 시장은 DJI 같은 중국업체가 세계 시장의 70%를 장악하며 앞서가고 있다. 테러를 우려해 드론 확대에 미온적이던 미국도 작년 8월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드론 조종 면허를 딸 수 있게 하고, 화물을 포함해 25㎏ 이하는 허가 없이 날릴 수 있게 규제를 완화했다. 중국에 뒤지던 일본도 올 1월 후쿠시마현에서 세계 최초로 비행거리 10㎞를 넘겨 물건을 배송하는 실증시험에 성공하며 따라잡기에 나섰다.

핀테크(fintech) 분야에서도 미국·일본은 물론 중국도 우리를 크게 앞질렀다. 금산분리 규제가 없는 중국에서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모바일 메신저 업체 텐센트가 중국 내 1, 2위를 다투고 있고, 중국 내 P2P(개인 간) 대출 규모는 5년 만에 250배나 커졌다. 미국에서는 증권사 계열인 찰스슈와브 은행과 GM 계열인 앨리뱅크의 자산이 1000억달러(약 110조원)를 웃돌며 대형IB(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을 추격하고 있다.

원격진료도 우리와 달리 전 세계적으로 허용되는 추세다. 중국은 원격진료를 낙후된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설정하고, 2014년 광둥성 제2인민병원을 시작으로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