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레볼루션이 한 달 만에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은 과금 유도를 잘했기 때문이지만, 기본기가 탄탄한하기도 하다. 게임 내 보상이 짠데도 린저씨 기자를 비롯한 많은 사용자가 게임을 지속하는 이유는 '재미'에 있다.

◆ 리니지2:레볼루션, 모바일 게임 중 질도 역대급

넷마블은 서버당 5000명이던 수용인원을 7000명으로 확대했는데, 평일 밤이나 주말이면 몇백명이 넘는 접속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인기가 있다. 실제로 기자가 밤 10시쯤 접속할 때 대기하는 화면.

우선 리니지라는 지적재산권(IP)의 힘이 느껴진다. 리니지는 ‘린저씨(리니지+아저씨)’라는 그룹을 만들 정도로 팬층이 탄탄하다.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즐겨 본 사용자는 모바일 게임으로 만나는 리니지2:레볼루션의 다양한 콘텐츠나 시스템이 익숙하다. 익숙함은 즐거움을 준다.

그렇다고해서 이 게임이 린저씨에게만 어필하는 것은 아니다. 리니지 십수년 역사가 만들어 온 탄탄한 세계관과 스토리는 리니지를 접해보지 않은 사용자의 구미도 당긴다.

기자가 놀랐던 부분은 탁월한 그래픽 수준이다. 언리얼4 엔진을 이용한 그래픽은 모바일 게임인데도 PC 온라인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배경음악이나 효과음 등의 요소도 만족스럽다. 인터페이스 등 게임 시스템도 수준이 높다.

결국 넷마블이 다년간 쌓아온 모바일 게임의 ‘정수’가 리니지에 담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마블은 일찍부터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에 자동사냥 시스템을 도입해 온 만큼 게임 내 인공지능(AI)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AI 덕분에 메인퀘스트나 서브퀘스트 등을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자동 사냥의 수준도 사용자 입맛에 맞게 거리와 전투방식 조정이 가능할 정도로 높아졌다.

◆ 모바일 게임에도 빠질 수 없는 리니지 ‘혈맹’ 시스템

혈맹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혈맹 내 던전에서 거대한 몬스터를 혈맹 구성원과 함께 사냥하도록 했다. 덕분에 많은 혈맹이 카카오톡 단체채팅창 의무참가를 혈맹 가입 조건으로 걸며 교류한다.

게임 내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투자할 부분이 많은 만큼 콘텐츠도 풍부하다. 일정 레벨마다 주어지는 메인퀘스트, 부수적인 아이템을 소모해야 하는 서브퀘스트를 제외해도 일일퀘스트는 하루 12회, 주간퀘스트는 하루 15회가 주어진다.

그나마 보상이 두둑한 ‘던전’ 같은 경우 큰 카테고리가 7개인데, ‘정예던전’은 하루에 주어진 퀘스트가 끝나면 계속해서 사냥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바쁜 날은 하루에 주어진 퀘스트를 제대로 하지 못해 보상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

PC게임인 리니지1과 리니지2의 최고 강점인 ‘혈맹’도 잘 적용했다. 아직까지 혈맹간 전쟁인 ‘공성전’은 열리지 않았는데도 전체 서버에 69만1099개의 혈맹이 한달만에 만들어졌다.

혈맹이란 혈맹에 주어진 업적을 해결하면, 본인의 캐릭터와 혈맹의 수준을 모두 끌어올려 게임에 몰입하도록 만든다.

리니지2:레볼루션 역시 본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혈맹원과 협력할 일이 많다. 혈맹원 간 대화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혈맹 가입시에는 기본적으로 카카오톡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팅창에도 의무적으로 입장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자동사냥까지 재미의 반열로 올려놓은 게임

캐릭터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방법으로 ‘몬스터 도감’이라는 콘텐츠를 추가한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캐릭터 수집형 롤플레잉게임(RPG)에서 볼 수 있는 요소인데, 많은 사용자가 취침 시간이나 업무상 게임을 할 수 없을 때 도감 수집을 위한 ‘자동 사냥’을 실행시켜둔다. 과거 PC게임에서 ‘해킹’으로 여기던 자동사냥이 모바일게임에서는 ‘기본 옵션’이 됐다는 뜻이다.

방준혁 의장은 지난 18일 열린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 행사에서 “몬스터길들이기에 처음 자동사냥을 도입했을 때 이게 RPG냐는 비판을 들었지만 이제 사용자들은 자동사냥을 기본으로 생각할 정도로 학습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자동사냥)을 게임의 재미 요소 중 하나로 넣은 전략까지 한달 동안 기자의 주머니를 털어버린 리니지2:레볼루션. 과금 유도 정책이 짜증나지만,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잘 만들었으니 잘 팔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