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임원 인사가 2월 첫째주 중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롯데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신동빈 회장이 정책본부 조직개편 방안, 임원 인사 내용을 보고받았다”면서 “신 회장이 ‘특검과 관계없이 임원 인사를 예정대로 시행하라’고 지시해 2월 첫째주 중 인사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선DB

당초 롯데그룹은 설 연휴 전인 25일쯤 임원 인사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특검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대외 변수가 불거져 미뤄졌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불구속된 데다, 신동빈 회장이 임원 인사를 조속히 실시하라고 지시하면서 속도가 붙게 됐다.

신 회장은 인사가 오랜 기간 지연되면서 각 계열사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고 판단하고 조속히 인사를 내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계열사 직원은 “실제 일부 파트는 물러나야 할 임원과 승진 가능성이 높은 팀장급 직원이 갈등을 벌이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인사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는 임원 인사 내용만 신경 쓰면 됐지만 이번은 조직개편에 계열사 분할 및 합병까지 거론되고 있어 직원들이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이 검찰 조사 이후 발표했던 쇄신안 중 하나인 조직개편 방안은 임원 인사와 함께 발표할 가능성과 순차적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반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롯데 관계자는 “조직개편 방안이 동시에 발표되지 않는다고 해도 직원 인사가 3월 초 진행되는 만큼 2월 중순까지는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롯데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로 바꾸고 정책본부 인력을 40% 줄이는 조직개편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영혁신실은 93개 계열사를 유통과 식품, 화학, 호텔 및 서비스 등 4개 사업부문(BU)으로 나누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기능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4개 BU 밑에 기획과 재무, 홍보 등 팀이 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BU가 사실상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맡는 셈이다.

경영혁신실장으로는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황 실장이 더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