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처음으로 생산과 수출 규모가 각각 8조원, 4조원을 넘어서는 등 바이오 산업이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의약품(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이의 ‘대체 조제 가능성(Interchangeability)’을 입증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 초안도 발표돼 바이오 산업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20일 한국바이오협회가 공개한 ‘국내 바이오 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바이오 산업 수출 규모는 총 4조2513억원으로 전년(3조4052억원) 대비 24.8% 늘었다. 반면 2015년 바이오 산업 수입액은 1조4087억원으로 전년(1조4006억원)보다 0.6% 증가하는데 그쳤다.

바이오 산업 실태조사는 매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바이오협회가 진행하는 ‘국가 승인 통계’다. 이번 조사는 2015년 기준 1년간 978개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바이오 산업 수출액은 2011년 2조7494억원에서 이듬해인 2012년 3조475억원으로 늘면서 처음으로 3조원대 진입했다. 이어 수출 증가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2015년 큰 폭의 성장 덕분에 3년 만에 4조원대 고지를 밟았다. 바이오 산업 수출액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했는데, 2011~2015년 연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11.5%였다.

2015년 수출 규모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건강기능식품과 식품첨가물 등을 포함한 ‘바이오식품 산업’이 1조9260억원으로 전체 수출액의 45.3%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백신이나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동물의약품 등을 포함하는 ‘바이오의약 산업’이 1조8944억원으로 이는 전체 수출액의 44.6%에 해당하는 규모다.

바이오 산업은 ▲그린 바이오(식품·농업) ▲레드 바이오(의료·제약) ▲화이트 바이오(환경·에너지)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하는데, 이 중 ‘그린 바이오’와 ‘레드 바이오’가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 수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레드 바이오에 해당하는 국내 바이오의약 산업의 경우 생산 실적에서 수출이 국내 판매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국내 바이오의약 산업 생산 규모는 약 3조4251억원으로 이 중 국내 판매가 약 1조5307억원, 수출이 약 1조8944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2015년 바이오의약 산업 생산 규모(비중 40.5%)는 바이오식품 산업(38.0%) 생산 규모보다 더 컸다. 2015년 바이오 전체 산업 생산 규모는 8조46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하며 처음으로 8조원대에 진입했다. 2011~2015년 연평균 생산액 증가율은 7.2%였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이번 통계를 봤을 때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률이 호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국내 주력 산업 대부분이 수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 분야가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연구원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한편 FDA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대체 조제 지침’ 초안을 발표하자 업계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이 대체 조제 가능성을 ‘교차 임상’을 통해 입증할 경우 의사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처방하더라도 약사가 이를 바꿔 조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FDA는 앞으로 두 달 동안 의견을 취합해 최종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대체 조제가 가능해지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과 충분히 경쟁해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