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소비자에게 '명분'을 주며 지갑을 열게 하는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이 확산되고 있다.

제품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거나, 소비자의 이벤트 참여 등에 따라 기부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과거 기업들의 일방적인 기부 활동과 달리 소비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형태로 진화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기업들도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결국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코트라(KOTRA)는 코즈 마케팅을 '소비자 지갑을 여는 착한 방법'이라며 전 세계 최신 트렌드 중 하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피자알볼로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코즈 마케팅 활동 모습.

이런 ‘착한 마케팅’은 국내에서 그동안 대기업이나 대형 프랜차이즈, 금융업계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으나,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수제피자 전문 브랜드 ‘피자알볼로’는 어깨피자 한 판을 판매할 때마다 100원을 적립해 배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 특정 메뉴 판매로 얻은 수익금으로 소외된 불우이웃, 감정노동자, 독립운동가 등을 지원한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12월 오광현 한국 도미노피자 회장(오른쪽부터), 박보검 도미노피자 광고 모델,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희망나눔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도미노피자는 ‘희망나눔세트’를 판매할 때마다 600원씩 적립해 소외 계층 아이들의 복지와 의료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12월 소아암 불우 환아를 위한 ‘희망나눔기금’ 1억원을 삼성서울병원에 기부했다. 교촌치킨도 2014년부터 원자재 출고량 1kg당 20원씩 모아서 사회공헌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착한 소비문화를 이끄는 코즈 마케팅이 활발하다”면서 “업체와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코즈 마케팅의 역사

미국 하버드대 마이크 포터, 마크 크레이머 두 교수가 공유가치 창출을 위한 마케팅적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1984년 미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처음 이 기법을 사용했다.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자유의 여신상’ 복원 기금에 기부했다. 당시 카드 사용은 27% 증가했다. 신발 브랜드 탐스(TOMS)는 신발 한 켤레가 판매될 때마다 빈민국 어린이들에게 똑같은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며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국내에도 대표적인 사례들이 있다. 종합 디자인 문구기업 모닝글로리는 지난 2013년부터 독도 지우개 3종을 출시, 수익금의 50%를 독도사랑운동본부에 기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유방암 인식 개선을 위해 ‘핑크리본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 기간 동안 스페셜 에디션 제품 판매액의 3%를 유방암 재단에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