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한 유럽 기업 60% "비즈니스 환경 악화됐다"

한국에서 경영 활동을 하는 유럽 기업 10곳 중 6곳은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17일 국내에 진출한 유럽 기업의 CEO 132명을 대상으로 한 '유럽 기업 한국 비즈니스 환경'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60%가 "한국에서 기업하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2015년 52%에 비해 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비슷하다'는 2015년 36%에서 29%로 떨어졌고, '개선됐다'는 응답 역시 11%로 1%포인트 줄었다.

한국 시장의 글로벌 전략상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답변도 줄었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응답은 2014년엔 51%로 과반수였지만 지난해에는 37%로 크게 줄었다. 조사를 담당한 독일컨설팅업체 롤란트베르거의 이수성 한국대표는 "해외 기업이 체감하는 경영 환경이 점점 악화되고 있어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투자 전략처가 옮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기업들이 느끼는 기업 환경을 안 좋게 만든 요소로는 '낮아지는 한국의 경제성장'(73.5%)과 '불분명한 규제'(67.2%)가 지적됐다. 크리스토퍼 하이더 유럽상의 총장은 "사업을 시작할 때 주변 상인을 위한 기금을 내야 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한국적인 규제 탓에 유럽 기업들이 투자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