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10억달러(약 1조1750억원) 규모의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사상 최저 금리로 발행했다. 외평채는 국가 신인도를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하는데, 해외 투자자들이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한국의 경제 상황을 안정적으로 판단한 것이라서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미국 뉴욕에서 만기 10년짜리 외평채 10억달러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외평채 발행 금리는 2.871%로 미국 국채(10년) 금리에 0.55%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이는 지금까지 외평채 금리가 가장 낮았던 2013년의 4.023%(10년 만기, 10억달러)보다 1.152%포인트나 낮다.

이번 외평채의 가산 금리 0.55%포인트는 우리나라와 신용등급이 비슷한 캐나다 온타리오주나 일본 JBIC(일본국제협력은행)가 발행한 채권의 가산 금리(0.56%포인트)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가산 금리가 낮다는 것은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정부 채권을 안전한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기재부는 "우리나라 외평채에 해외 기관투자자 70여 곳이 몰려 초기 주문량이 발행 규모의 3배인 30억달러나 됐다"며 "한국 경제 신인도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자금을 마련하려고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달러화·유로화 등을 기준으로 발행하는 국채(國債)로, 낮은 금리로 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는 것은 국가 신인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