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의 춘절은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로 총 7일이 연휴입니다.

1분기 중 대형 게임을 중국에 선보일 예정인 한 게임사의 대표를 만나 중국 춘절을 맞이해 어떤 마케팅을 준비하냐고 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설 명절 연휴가 게임업계 ‘성수기’라고 불리기 때문에 중국도 당연히 성수기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회사 대표는 “중국에서 명절을 맞아 이벤트나 마케팅, 제품 출시를 실시하는 것은 돈을 그냥 버리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춘절 효과가 없고 오히려 춘절을 피해 게임을 출시하거나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 회사는 “1월에도 게임 출시가 가능하지만 춘절을 끼고는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없어 출시 일정을 미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왜 중국의 춘절은 게임업계에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일까요.

중국 설 춘절(春節)을 앞두고 고향행 열차표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

바로 중국 춘절의 ‘대(大)이동’ 때문입니다. 지난해 춘절 당시 중국 인구이동 규모는 30억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인구이동 수는 해당 기간에 이동하는 인구의 수를 추산하는 것으로 거주인구보다 더 크게 책정돼 중국 인구수(약 14억명)보다 많습니다.

중국의 귀성길은 한국과 달리 그 거리가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멀어도 하루면 가는 고향이지만 중국에서는 춘절 기간 전부터 며칠 동안 이동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이 탓에 대이동 기간에는 게임사용자가 크게 줄어든다고 합니다. 중국은 한국과 다르게 무선인터넷이 전 대륙에 걸쳐 가능한 상황이 아니어서 모바일 게임조차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답니다. 또 한국에서는 지방 소도시라고 해도 인터넷이 가능하고 PC방이 있는 경우도 많은 데 비해 중국은 도시별 인프라 차이가 현격하다고 합니다.

새삼 귀성길에서도 얼마든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고, 고향에 내려가서도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을 즐기는 한국이 게이머에게는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에는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죠. 어른들도 자녀들과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게이머만 천국이 아닙니다. 국내 게임 회사들도 명절 맞이 패키지 아이템을 판매하거나 이벤트를 실시해 매출을 대거 올립니다. N사의 한 관계자는 “게임마다 다르지만 명절 이벤트와 상품 덕분에 매출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