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미국에서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의 전자·IT 전시회 'CES 2017' 무대에서 차세대 시장을 겨냥한 신무기를 쏟아냈다. 이번에 인텔이 공개한 5G 모뎀칩, 옵테인(Optane)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는 해당 분야 최강자인 삼성전자, 퀄컴에 정면 도전한 제품들이다.

중대 발표 사항은 자체 행사인 인텔개발자포럼(IDF) 등을 통해 해온 인텔이 다양한 IT 기업이 참가하는 CES 무대에서 신무기를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다. 현장 관계자들은 “인텔이 매년 CES에 참가하는 터줏대감 중 하나지만 올해처럼 다양한 제품군을 쏟아낸 건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인텔의 ‘CES 2016’ 행사장 내 부스 전경.

4일(현지시간) 인텔은 CES 개막을 하루 앞둔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5G 모뎀칩을 공개했다. 이 모뎀은 세계 최초의 글로벌 5G 모뎀칩이다. 6기가헤르츠(GHz) 이하의 대역과 고주파대역인 밀리미터파(mmWave)를 모두 지원하는 베이스밴드 칩을 탑재하고 있어 전 세계 어디에서나 5G 스펙트럼의 시범서비스 및 구현을 지원한다.

지난해 10월 퀄컴이 발표한 5G 모뎀칩과 비교하면 지원 대역폭이 더 광범위하다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인텔의 5G 모뎀칩은 한국, 미국, 일본 등이 개발 중인 28㎓ 대역과 중국의 6㎓ 대역을 모두 지원하는 반면 퀄컴의 X50 모뎀칩은 28㎓ 고주파 대역만 지원한다.

인텔 관계자는 "인텔이 이번에 내놓은 5G 모뎀은 5G 시장을 초기 견인할 수 있는 분야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며 "주요 운영업체와 업계 선두주자들이 자동차, 가정용 브로드밴드, 모바일 장치 등의 조기 5G 구현에 사용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제품은 이르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하될 전망이다.

인텔의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첫 적용한 SSD 신제품 '옵테인'도 공개됐다. 마이크론과 함께 개발한 3D 크로스포인트는 상세 기술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SCM(스토리지클래스메모리)로 추정된다. SCM은 플래시 메모리처럼 전원을 꺼도 정보가 날라가지 않는 비휘발 성질을 갖고 있으면서 D램처럼 고속으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다. 초고속 D램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용량이 10배 크고, 낸드플래시보다는 1000배 빠른 속도를 내기 때문에 차세대 메모리로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옵테인 SSD가 인텔의 'CPU+SCM' 묶음 판매 전략의 시작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은 옵테인을 이번에 공개한 7세대 카비레이크 프로세서와의 연동시키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예상했던 것보다는 성능이 기대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직 상용 제품이 나오지 않아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3D 크로스포인트 낸드를 양산 중인 중국 다롄 공장에서의 수율 문제가 해결되면 하반기부터는 안정적으로 옵테인 제품 물량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텔이 점찍은 대표적인 미래 사업 분야인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도 개발 플랫폼 '고(GO)’를 공개하며 오는 2021년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을 공언했다. 인텔이 발표한 고 플랫폼에는 중앙처리장치(CPU)와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등 인텔의 다양한 연산 프로세서가 탑재되며 비주얼 솔루션 기업인 모빌아이의 사물 판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통합된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BMW, 모빌아이와 관련 기술 개발 비용을 공동 부담하고 작업 내용도 완벽하게 공유하고 있다”라면서 “완전한 자율주행차 플랫폼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