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보유 항공기 기준) 저비용 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이 올해에만 총 6대의 항공기를 도입한다. 지난해 4대를 도입한 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이다. 현재 41개인 정규 노선도 연말까지 50여개로 늘린다. 2위 LCC인 진에어도 올해 3대의 항공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LCC 경쟁이 연초부터 뜨겁다. 신규 항공기 도입 계획을 잇따라 밝히고, 노선 확장에도 앞다퉈 나선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LCC들이 급성장세를 타고 있는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LCC, 올해 20대 항공기 도입… 추가 설립 추진도 잇따라

신규 항공기 도입은 국내 LCC 1·2위인 제주항공·진에어만이 아니다. 그동안 투자에 소극적이던 중위권 LCC들도 잇따라 새 항공기를 들여온다. 올해 국내 6개 LCC가 신규 도입 예정인 항공기는 약 20대이다. 국내 LCC들의 평균 항공기 보유 대수가 20대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LCC가 하나 생기는 셈이다.

국내 LCC들이 '항공기 도입 경쟁'에 나서는 것은 우선 폭발적인 수요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체 항공 여행객 가운데 LCC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3%였으나, 지난해에는 21%로 크게 늘었다. 진에어 관계자는 "값싼 항공권을 찾는 '실속 여행객'과 LCC의 공격적 영업이 맞물려 상승 작용을 일으킨 것"이라며 "기존 대형 항공사들이 그동안 취항하지 못하던 국내외의 중소 도시 노선 등 틈새시장을 파고든 결과"라고 말했다.

LCC 시장이 커지자 추가 설립도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서울이 공식적으로 정기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여기다 올해는 양양과 포항 등을 거점으로 한 LCC의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달 '플라이양양'이 설립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한 상태"라며 "2~3개의 LCC 설립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들이 설립 신청서를 제출하면 사업성과 안전성, 경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연계 노선 확대 등 차별화… 국내외 LCC 간 '과열 경쟁' 우려도

LCC는 항공료가 저렴하지만, 대형 항공기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어 미국·호주·중동 등 장거리 노선에는 취항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 LCC 항공사와 손잡고 장거리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제주항공은 오는 3월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7개 LCC와 손잡고 다양한 연계 노선을 제공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인천~홍콩은 제주항공이, 홍콩~시드니는 싱가포르의 타이거항공이 운항하는 식이다. 승객은 홍콩에서 환승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인천~시드니 직항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다. 이미 이스타항공이 국내 LCC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인천~홍콩~치앙마이(태국) '연계 노선'을 선보였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중국·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이 포화된 상태에서 장거리 노선 공략을 위해 '연계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CC 경쟁이 항공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CC의 가격 경쟁이 항공 업계 전체의 수익을 갉아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유가 상승 등으로 항공사 수익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중국의 LCC들까지 아시아 항공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가격만이 아니라 신규 노선 개척을 통해 새로운 여행 수요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