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산업의 두 축인 NAVER(035420)카카오(035720)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초 65만8000원에 거래가 시작된 네이버는 폐장일인 29일 77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보다 17% 가량 상승한 수치다. 올해 네이버는 90만원(9월 29일)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하는 등 전체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카카오 주가는 연초보다 힘이 빠지는 모양이다. 올해 초 11만5800원으로 출발한 카카오는 7만7000원에 마감하면서 연초에 비해 약 33% 떨어졌다.

◆ 광고 vs O2O 투자…핵심 전략 성패가 주가 좌우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올해 성장 전략이 주가의 흐름을 좌우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등 광고 사업에 집중했는데, 국내 온라인 및 모바일 광고 매출이 성장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네이버의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광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상승한 7490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일본에 진출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라인(LINE)’이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에 동시 상장하는 등 성장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건식 BNK 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서비스 확장을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 트래픽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것이 광고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지난 7월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에 라인(LINE)을 동시 상장한 것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안재민 NH 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네이버 상승 요인은 결국 좋은 실적”이라며 “포털의 주 수입원인 온라인과 모바일 광고에 집중한 것이 매출과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DB

반면, 카카오드라이버와 카카오택시 등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 투자를 집중한 카카오는 비용 부담에 따른 실적 악화로 주가가 뒷걸음질 쳤다. 관련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광고비 등의 판매· 관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온라인 광고 매출도 지난해 보다 10% 넘게 감소하고 모바일 광고 매출 역시 부진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 주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 카카오의 올해 분기보고서를 보면 광고 매출은 1년 전보다 각각 15.7%(1분기), 12.1%(2분기), 6.8%(3분기) 감소했다.

안 연구원은 “카카오 주가가 하락한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는 포털의 주 수입원인 광고 매출이 계속해서 하락한 것”이라며 “광고 매출이 역성장하고 있는 카카오의 상황이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신호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카카오는 대리운전이나 주차, 택시 등 자동차와 관련된 O2O 서비스에 투자를 많이하면서 비용은 증가한 반면 광고 매출은 줄었다”며 “이는 자연히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광고·스노우 기대 큰 네이버와 전략 바꾼 카카오…내년 전망은 ‘맑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는 주가에서 희비가 엇갈렸지만, 두 회사의 내년 전망은 모두 밝다고 입을 모았다.

네이버는 매년 매출이 상승하는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새롭게 출시하는 서비스도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라인에 이어 출시한 모바일 동영상 메신저 앱 ‘스노우(Snow)’는 지난 10월 초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8000만건을 기록하는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스노우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모바일 동영상 메신저 ‘스냅챗(Snapchat)’ 운영사인 스냅(Snap)이 미국 주식시장 상장에 나서면서, 상장 결과에 따라 스노우를 서비스하는 네이버의 가치도 덩달아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 연구원은 “스냅의 미국 증시 상장이 이뤄지면 그 가치가 시장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스냅챗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가치 평가에 따라 스노우도 비슷하게 가치가 매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도 올해 실패를 맛본 전략을 대폭 수정해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에 따르면 카카오는 기존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는 방식에서 스타트업 업체들과 협업 관계를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다.

또, 매출이 감소하던 광고 부문 역시 올해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 연구원은 “광고 부문 구조조정이 효과적으로 진행된다면 부진했던 올해 기저효과까지 반영돼 내년에는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카카오페이를 통한 콘텐츠 부문의 경쟁력이 상승한 것 또한 실적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