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신임 IBK기업은행 “인수합병(M&A)와 지점 설립, 지분투자 등을 통해 해외 이익 비중을 2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28일 밝혔다.

김 행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취임식을 열고 “경기성장률 둔화와 경기침체는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행장은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지금껏 추진해 온 ‘동아시아 금융벨트’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의 취임으로 기업은행은 역대 4번째로 내부 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맞이하게 됐다. 23대 조준희 전 행장과 24대 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3차례 연속으로 내부 출신 은행장이 임명됐다.

김 행장은 자회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현재 기업은행의 순익은 은행이 90%를 차지한다. 김 행장은 비은행 부문에서 전체 순익의 20% 창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했다.

그는 “저금리, 저성장의 장기화는 이자수익의 급격한 축소를 불러올 것”이라며 “외환과 투자은행(IB), 신탁 등의 부문에서 수익을 대폭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취임식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은행이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비용과 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적자 점포를 줄이고 비대면 채널을 늘리는 등 조직 영업 채널 개편도 진행하겠다고 했다.

김도진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28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어 “은행 내부에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내가 크게 간섭하지 않아도 된다”며 “현장에 방점을 두고 소통하며 조언을 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실마리를 찾겠다”고 설명했다.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지주사 전환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은행은 다른 지주회사처럼 계열사간 고객 정보 공유를 하지 못한다”며 “사업본부, 부서, 자회사 등이 시너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주사 전환은 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노동조합과의 갈등에 대해선 “전날 노조 대의원 및 분회장 100여명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해야 할 일을 이야기하고 협조를 구할 부분은 구해서 무난히 풀었다”고 말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의 경우 법원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기업은행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낸 성과연봉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사측이 노조와 사전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성과연봉제 규정 개정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업은행은 예정대로 내년에 성과연봉제를 시행할 수 있게 됐다.

김 행장은 “성과연봉제는 우리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노조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1985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이후 전략기획부장, 카드마케팅부장, 기업금융센터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14년부터 경영전략그룹장을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