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꿈의 통신'이라 불리는 5G(5세대 이동통신)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까지는 5G 개발 상황을 전송 속도와 같은 숫자로 접할 수 있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전 세계인 누구나 안방에서 5G를 경험할 수 있다. 공식파트너사인 KT가 5G와 동계 스포츠를 접목한 첨단 실감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상용화될 5G를 2년 앞서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이미 일부 서비스는 5G 시험망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연도 끝마쳤다.

5G는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40배 이상 빠른 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5G를 기반으로 해야만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첨단 중계가 가능하다. 그동안 흑백 TV 중계(1936년 베를린올림픽), 컬러 TV 중계(1964년 도쿄올림픽), 모바일 중계(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등을 거쳐온 올림픽 중계 역사가 평창동계올림픽부터 5G 시대로 본격 진입하게 된다.

모바일로 보는 타임슬라이스·360도 VR

평창에서 5G로 빛을 보는 기술은 타임슬라이스와 360도 가상현실(VR)이다. 이 두 기술은 워낙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해 5G 통신망이 필수다. 영화 '매트릭스'로 주목을 받았던 타임슬라이스를 위해 평창 경기장엔 여러 각도로 설치된 100대의 카메라가 빈틈없이 경기 영상을 촬영한다. 사람을 중심으로 놓고 그 주변으로 카메라가 회전하며 촬영한 것처럼 영상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방송 중계는 아이스하키에서 골을 넣은 선수를 클로즈업해 보여주지만 시청자는 중계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다른 선수를 선택해 볼 수 있다. 스포츠 중계에 이제 막 적용되기 시작한 360도 가상현실(VR)도 평창올림픽에서는 본격적으로 활용된다. VR 전용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스마트폰이나 VR 전용기기를 이용해 360도로 돌려가며 보는 서비스다.

끊김이 없는 홀로그램(입체 영상) 생중계 인터뷰도 가능해진다. 서울 광화문 중계 부스에 있는 진행자 양쪽에 각각 다른 경기장에 있는 선수를 입체 영상으로 띄워놓고 인터뷰를 하는 식이다. 현재 뉴스 생방송을 진행할 때 앵커가 질문을 하면 기상캐스터가 약 1초 뒤에 대답하는 지연 현상이 있는데, 평창올림픽에서는 이런 지연 현상도 사라진다. 봅슬레이 장비에는 통신 기능이 탑재된 초소형 카메라가 장착된다. 이 카메라는 5G 통신망과 연결된다. 시청자들은 카메라가 전송한 영상을 통해 마치 봅슬레이에 탑승한 선수처럼 경기 상황을 볼 수 있다. 또한 장비에 부착된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센서가 봅슬레이 기울기·속도·방향과 선수 심박수 등을 파악해 중계 화면으로 실시간 전송한다.

'초고속·초대용량·초저지연' 통신 5G

5G가 이처럼 대용량 영상 데이터를 빠른 시간에 전송할 수 있는 것은 LTE보다 주파수 대역 폭을 더 넓게 쓰기 때문이다. 주파수는 도로와 같다. 도로가 넓으면 한 번에 많은 차량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주파수 대역 폭이 넓으면 많은 데이터를 한 번에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LTE는 현재 최대 40메가헤르츠(MHz) 대역폭을 쓰고 있지만 5G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 800MHz 대역폭이 필요하다. 현재 이렇게 넓게 주파수 대역을 묶어서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는 28GHz대의 고(高)대역밖에 없다. 다른 대역 주파수는 이미 방송이나 통신용으로 사용 중이기 때문이다. LTE의 경우 2.6기가헤르츠(GHz) 이하 대역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5G는 지연 시간이 0.001초에 불과하다. 스마트폰A에서 스마트폰B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B가 데이터를 받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 준비 시간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통신 장비와 전송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5G가 상용화될 때에는 지연 시간을 이처럼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