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서울식물원 서쪽변에 공연장 등 문화시설과 개성 있는 상업시설을 갖춘 이색거리가 생길 전망이다. 서울시는 건축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관련 시설이 들어서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른바 ‘마곡판 가로수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16일 서울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시는 마곡지구 지원시설용지인 Ds1·2 2개 블록, 12개 필지(총 1만7749㎡)를 이색 거리로 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서울식물원 서쪽을 따라 약 0.5㎞에 걸쳐 남북으로 뻗어 있는 지역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가와 문화시설 등을 거리 형태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용적률 및 지정·허용용도, 건축물 간 거리 규제 등 전반적인 지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용역을 통해 매각 조건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 말 감정평가를 진행해 최고가 입찰로 부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 마곡지구 번화가 거리 위치도.

서울시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마곡지구에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만한 번화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조성계획에 따르면 마곡지구는 서울식물원을 중심으로 크게 서쪽에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밀집하고, 동쪽에는 연구·개발(R&D) 중심의 각종 기업 연구소 및 본사가 대거 들어선 산업단지로 조성되는 반면 상가는 곳곳에 흩어지게 된다. 이대로면 저녁 시간대에는 외곽 지역으로 사람이 빠져나가 지구 전체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마곡지구 입주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홍대와 신촌 등 인근 번화가로 이동하지 않고 지구 내에서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신사동 가로수길처럼 관련 시설을 집중 배치할 것”이라면서 “서울식물원과 붙어 있는 만큼 가로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우선 서울식물원 서쪽변에 거리를 조성하고, 앞으로 마곡지구 다른 곳으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Ds1·2 외에도 마곡 산업단지 한가운데 일렬로 배치된 Ds14~17 4개 블록, 23개 필지(2만678㎡)도 아직 매각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식물원 서쪽변에 조성한 거리가 반응이 좋으면 마곡지구 다른 곳에도 추가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입주한 기업들의 경우 회의를 인근 커피숍이나 식당에서 하는 등 입주 기업들에도 활성화된 가로는 필수”라면서 “상가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업종 기준을 지금보다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지구 산업시설용지는 전체 중 66%가 분양된 상태로, 대기업 45곳과 중소기업 59곳 등 총 104개 기업이 올해부터 차례로 입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