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고가의 전문장비 없이도 손쉽게 스마트폰을 이용해 3차원(3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3D를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AR)산업에 이 기술이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ETRI가 개발한 3D 입체영상 콘텐츠 제작엔진과 앱을 이용해 2D 이미지를 3D로 전환하는 절차를 나타낸 도표

ETRI는 13일 스마트폰에서 3D 입체영상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하고 즐길 수 있는 색상(RGB) 기반 제작엔진과 앱(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도형 ETRI 디자인콘텐츠연구실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3D 콘텐츠 제작은 고가의 전문장비와 오토데스크 등 전용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만들 수 있는 전문가 영역이었다”면서 “하지만 ETRI가 개발한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일반인도 손쉽게 3D콘텐츠를 제작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이번 기술 개발을 위해 미래부로부터 2013년부터 지난 4년간 67억원을 투자받았다”고 덧붙였다.

미래부는 “이번 기술개발로 우리나라가 3D 콘텐츠 제작붐을 선도해 증강현실 산업의 대중적 확산을 통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 기술이 보급되면 증강현실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 가령 가구를 사기 전 3D 콘텐츠를 제작해 증강현실로 가구를 실제 집안에 배치해 볼 수 있다. 인터넷으로 옷을 주문하기 전 자신의 이미지를 3D 콘텐츠로 제작해 실제로 옷이 잘 어울리는지 증강현실로 입혀본 뒤 구매를 결정할수도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3D 기반의 AR 플랫폼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레노버가 ‘팹2프로’는 실제 공간을 3D 영상으로 실시간 구현해내는 구글의 ‘프로젝트 탱고(Tango)’를 지원하는 단말기다.

레노버 관계자가 12월 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증강현실 스마트폰 ‘팹2프로’로 테이블 길이를 측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