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설립해 로보어드바이저, 크라우드펀딩, 블록체인 등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들의 모회사 역할을 했던 옐로금융그룹이 ‘옐로’자를 떼고 데일리금융그룹으로 사명을 바꿨다고 8일 밝혔습니다.

옐로금융그룹 중간지주사인 옐로마켓플레이스, 옐로데이타웍스도 각각 데일리마켓플레이스, 데일리인텔리전스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옐로금융그룹은 지난해 출범할 때만 해도 유망한 금융 스타트업의 모기업 역할을 하며 주로 모바일 쇼핑 및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들이 모인 옐로모바일그룹과 시너지를 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랬던 옐로금융그룹은 왜 ‘옐로’를 지웠을까요? 옐로금융그룹에서 데일리금융그룹으로 바꾼 직후 신승현 대표는 “기술(Tech)과 데이터(Data), 도전 정신(DAYLI Spirit)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설립 비전으로 삼아왔다”면서 “사명 변경을 통해 당사의 방향성을 대내외로 명확하게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 금융 그룹으로서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한다는 것이 대외적인 사명 변경 이유입니다만, 속사정은 조금 더 복잡해보입니다. 사명에 ‘옐로’가 들어 있다 보니, 시너지보다는 업무 혼선이 더 많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옐로금융그룹이 옐로모바일금융그룹의 계열사로 착각하는 거래처도 많았다고 합니다. 옐로금융그룹과 옐로모바일금융그룹은 최대 주주만 같을 뿐, 그룹사 간 지분 관계는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명 변경은 옐로모바일그룹과의 ‘선 긋기’인 셈입니다.

옐로금융그룹이 데일리금융그룹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옐로금융그룹의 최대 개인 주주인 이상혁 대표가 보유 지분을 정리할 것이라는 ‘설'이 나옵니다. 이 대표와 벤처캐피탈 DSC인베스트먼트 등은 초기 자본금 1000억원인 옐로금융그룹에 투자해 지분 30%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투자업계(IB)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지분을 이미 정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이 대표의 지분 정리설이 도는 이유는 최근 옐로모바일그룹이 계열사를 정리하고 사업구조를 정비하면서 자금이 적지 않게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대표가 옐로금융그룹 지분을 정리해 옐로모바일그룹 경영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란 것이죠. 투자업계에서는 이상혁 대표가 대출을 받아 옐로금융그룹에 투자했다는 이야기도 돕니다.

하지만 투자사 등으로부터 확인한 결과 이상혁 대표가 옐로금융그룹의 지분을 정리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한 관계자는 “이상혁 대표가 구 옐로금융그룹의 지분을 당장 정리할 계획은 아니며 그가 투자금 회수를 언제할지 불분명하다”고 답했습니다.

벤처연합군을 표방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던 옐로모바일그룹과 옐로금융그룹의 앞날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상혁 대표를 정점으로 했던 옐로모바일그룹과 옐로금융그룹이 그동안 투자에 유리하게 몸집을 불리는 데 신경을 썼다면, 최근에는 군살을 빼며 실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경영의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