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씨는 7일 최순실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옷 100여 벌, 가방 30~40여 개를 만들었다"며 "최순실씨가 개인 돈으로 비용을 지불했다"고 증언했다.

고씨는 "옷을 만들어 대통령께 드렸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질문에 "네. 제가 드린 건 아니고 옷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이 끝난 후 2~3개월간인가 반년 정도는 가방만 하다가 최씨가 '옷과 함께 진행하겠다'고 해서 옷도 만들었다"며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대통령에게 전달하려고 만든 옷이) 100벌 정도 된다"고 말했다. '100벌이 다 어디 갔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순방 가실 때 입었던 옷들이 있고, 또한 내부에서 어떤 발표 등이 있을 때 다시 입은 것을 몇 번은 봤다"고 말했다. 고씨는 TV조선이 보도한 '최순실 샘플실'에서 옷을 만들었다고도 했다.

고씨는 "가방 평균 가격이 얼마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질문에는 "실비만 받았고 (개당 평균) 50만~60만원 정도였다"고 답했다. 손혜원 의원이 박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3년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당시 들었던 초록색과 파란색 '빌로밀로' 가방을 거론하며 가방값을 받았느냐고 묻자 "오스트리치(타조 가죽) 가방은 120만원, 악어(가죽) 가방은 280만원 받았다. 모두 도매가였다"고 했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고씨가 만들어 최씨가 대통령에게 전달한 옷과 가방이 뇌물일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고씨는 "옷과 가방 가격을 합치면 대략 4500만원인데 누가 어떻게 지불했느냐"는 황 의원의 질문에 "최순실씨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계산을 해줬다"고 했다. 황 의원이 "청와대는 대통령 옷과 가방에 전혀 지출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최씨 개인 돈으로 보였느냐"고 묻자 고씨는 "네. 저는 개인 돈으로…(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만약 최씨 개인 돈으로 옷과 가방을 대통령에게 상납하고 각종 특혜를 받았다면 뇌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