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 산림교육원 인근에 빽빽하게 들어찬 소나무 숲. 지난달 말 진행된 소나무 재선충 감시 작업은 단 한 대의 드론(drone)이 처리했다.

재선충 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된 150㏊ (1.5㎢)의 숲 위를 날아다니며 드론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로 15분 만에 촬영을 마쳤다. 사진을 검색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재선충 감염 지역을 확인하게 된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남양주 산림교육원 인근에서 한국임업진흥원의 드론이 날아오르고 있다. 이 드론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로 숲을 촬영해 소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한다.

이 드론은 한국임업진흥원이 올 3월 신설한 소나무재선충 모니터링센터에 소속된 4대의 드론 가운데 하나다. 150m 상공을 비행하면서 15㎝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이날 드론으로 촬영한 150㏊는 임업진흥원 연구원들이 도보로 조사하려면 약 12일이 걸린다. 재선충병이 주로 산에서 발생해 연구원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재원 한국임업진흥원 선임연구원은 "드론을 이용하면서 조사 기간은 90%가 줄고, 1인당 조사 가능 면적은 10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임업진흥원이 올해 드론으로 재선충을 감시한 지역은 5만㏊에 달한다. 내년에는 10만㏊로 늘릴 예정이다.

소나무 재선충은 '재선충'이라는 기생충이 소나무를 말려 죽이는 병이다. 소나무의 흑사병이라고 불릴 정도인데, 국내에선 1988년 처음 발견됐다. 2014년 218만 그루로 피해 규모가 정점을 찍은 뒤 2015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방제에 실패해 소나무 대부분이 죽었다.

소나무 재선충 방역 관리에는 드론 이외에도 다양한 신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최근 도입된 것은 NFC(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이다. 소나무에 NFC 칩을 달아놓고, 모니터링 요원들이 이 나무를 지나가면 태블릿PC 등으로 관련 정보를 전송받아 확인할 수 있다. 일종의 '전자식 순찰함'이다. QR코드도 활용된다. 벌목한 소나무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려면 '재선충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확인이 필요한데, 벌목 장소와 시간 등을 기록한 QR코드를 붙여 손쉽게 조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