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 중국 화웨이가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LTE(4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화웨이 스마트폰 국내 도입에 이어 떠오르는 IoT 사업까지 손을 잡으며 밀월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IoT사업은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LG유플러스와 세계 스마트폰·통신장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화웨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분야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만든 뒤 해외에 공동 진출하는 방식으로 협력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LGU+, 화웨이 손잡고 글로벌 IoT 시장 진출 노려

LG유플러스는 21일 오전 서울 상암사옥에서 화웨이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IoT 전용망인 'NB(NarrowBand·협대역)-IoT' 사업 공동 추진을 발표했다. NB-IoT는 기존 무선 LTE망을 기반으로 구축된다. 반면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홈IoT는 유선 인터넷 기반이다. NB-IoT는 경쟁사 SK텔레콤이 통신장비업체 시스코 등과 함께 글로벌 표준을 추진하고 있는 '로라(LoRa·LongRange)'와 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투고 있다.

21일 서울 마포구 LG유플러스 상암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델들이 화웨이 부품이 탑재된 스마트 신발, 가스 계량기 등 사물인터넷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상민 LG유플러스 기술개발부문장(전무)은 "화웨이와 협력을 통해 NB-IoT를 내년 1분기에 상용화하고 글로벌 IoT 시장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국내에 구축하고 있는 NB-IoT와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중국·중동·유럽에서 구축하고 있는 NB-IoT를 연동해 IoT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LG유플러스의 가스밸브차단기·전등제어장치 등 각종 홈IoT서비스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고 해외 IoT 로밍 서비스도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유선인터넷 기반의 홈IoT 서비스에서 현재 49만 가입 가구를 확보한 국내 1위 업체다.

두 회사는 또 국내 IoT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 칩셋 등 IoT 부품 10만여개를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상암사옥에 국내 최초로 NB-IoT 오픈랩(Open Lab)도 구축했다. 중소벤처들은 이곳에서 IoT서비스나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무료로 실험할 수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인연, 협업 범위 더 넓어질 듯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협업 분야가 더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의 인연은 LG유플러스가 화웨이에 신규 LTE(4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구축 사업을 맡긴 2013년부터 시작했다. 국내 무선통신 장비시장에 중국 업체가 진출한 첫 번째 사례였다. 당시만 해도 중국 업체의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 정서적인 거부감 등이 컸지만 LTE 사업에 올인하고 있던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자회사인 알뜰폰 업체 미디어로그를 통해 2014년 10월 화웨이 스마트폰 'X3'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초저가 스마트폰 'Y6'는 보름 만에 1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다음 달 2일부터 화웨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P9·P9플러스'도 LG유플러스가 독점 판매한다. 화웨이가 국내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화웨이와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보면 된다"며 "5G(5세대 이동통신)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통신 서비스와 관련된 총체적인 협업 관계를 구축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