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준비 중인 너바나(Nirvana)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인텔의 AI 사업 간판 브랜드인 너바나는 프로세서부터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을 통합한 플랫폼이다. 인텔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AI 사업의 선봉에 선 제품이 너바나다.

21일 인텔코리아는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AI 데이' 행사를 열고 인텔의 AI 분야 사업 전략에 대해 공개했다. 이날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는 "인텔은 앞으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너바나’를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며 "내년부터 너바나 플랫폼에 들어가는 칩과 소프트웨어가 본격적으로 공급한다"고 말했다.

앞서 인텔은 지난 8월 약 4억달러(한화 4740억원)를 투자해 너바나시스템즈를 인수했다. 너바나시스템즈는 지난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딥러닝(Deep Learning, 인공신경망을 활용한 기계학습) 처리 속도를 높이는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관련 기술에 특화한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데이터센터 영업총괄 상무가 21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인텔 AI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인텔의 새로운 AI 플랫폼 ‘너바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텔의 새로운 간판 '너바나'..."머신러닝 성능 100배 높인다"

인텔의 기본적인 전략은 기존 슈퍼컴퓨터나 서버에 활용하던 중앙처리장치(CPU)를 너바나의 AI 소프트웨어와 통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좀 더 AI에 최적화한 칩을 내놓을 수 있고, 관련 오픈소스 생태계를 확대해 다양한 참여자가 함께 인텔 칩을 기반으로 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목적이다.

나 상무는 "너바나는 딥러닝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고 인텔 인수 이후에는 인텔의 시스템과 제품, 기술 안에 너바나를 녹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제온 파이를 비롯해 내년에 출시될 레이크 크레스트, 나이츠 크레스트 등 딥러닝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제품군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너바나 플랫폼 전용으로 내놓을 칩의 성능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론적으로는 오는 2020년까지 딥러닝의 성능을 기존 대비 100배 수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딥러닝은 기계학습법의 일종으로 인간의 두뇌를 모사한 인공신경망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의 알파고나 번역 등에 두루 쓰인다.

너바나와 짝을 이뤄 인공지능 시장을 개척할 CPU는 제온 파이 시리즈다.

나 상무는 "제온 파이는 특히 AI 트레이닝 부문에서 훨씬 더 고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제온과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가 결합한 제온 파이 제품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메모리 억세스 용량이 수십배 높아 경쟁 제품보다 50%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더욱 돈독해진 인텔·구글의 'AI 동맹'

AI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기업과 반도체 기업의 동맹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특히 구글의 인공지능 회사 딥마인드가 인공지능 처리에 최적화한 연산 장치 ‘TPU(Tensor Processing Unit)을 직접 설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공지능 분야 주문형 반도체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텔 이외에 그래픽 프로세서(GPU) 전문 개발사인 엔비디아도 인공지능용 반도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나승주 상무는 "인텔과 구글은 AI 협력을 통해 그 어느때보다 서로 가까워졌다"며 "인텔과 구글의 협력 관계는 우선 구글의 크라우드 플랫폼을 지원하는 반도체와 클라우드 성능과 보안을 위한 최적화 기술을 인텔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머신러닝 소프트웨어 '텐서플로우(Tensor Flow)'도 내년초에 인텔과의 협업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한다. 텐서플로우는 '데이터 플로우 그래프'를 활용해 수치를 계산하고 딥러닝, 머신 러닝 등에 활용하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나 상무는 "내년 초에 인텔 플랫폼 기반에서 최적화된 새로운 텐서플로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