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증권가의 컨센서스(실적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으로 오랜 만에 환하게 웃었다. 게임을 내세운 콘텐츠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음악 서비스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이 꾸준한 이익으로 버팀목이 돼 줬다. 광고 매출이 계속 줄고 있는 건 부담이지만, 분기 실적 회복으로 임지훈 대표가 공을 들인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이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

카카오(035720)가 10일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70.5% 증가한 3913억9100만원, 순이익은 전년 대비 7.7%를 증가한 136억26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3.7% 늘었다.

카카오, 게임·음악 등 콘텐츠 덕에 매출액·영업이익 증가…광고 매출은 감소(종합)<2016.11.10>

◆ 효자 노릇하는 로엔...돌아온 게임

3분기 매출 구성을 뜯어보면, 광고 1269억원, 콘텐츠(게임, 음악 등) 1983억원, 기타(O2O, 캐릭터 상품, 음반 유통 등) 6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콘텐츠 매출이 전년(691억원) 대비 3배 커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올초 카카오가 로엔을 2조원에 인수한 이후 음악 콘텐츠 매출이 1년 전 70억원에서 955억원으로 늘어났고, 게임 매출도 514억원에서 784억6100만원으로 150% 가량 늘었다.

오프라인 음반 유통과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까지 더하면 로엔의 매출은 1000억원이 넘는다. 3분기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카카오의 콘텐츠 매출액 분기별 그래프. 올해 2분기부터 로엔의 매출이 반영되며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 분야에서는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 영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과 모바일 게임 ‘검과 마법’, ‘프렌즈 사천성’ 등이 흥행하면서 매출과 이익에 기여했다.

이외 기타 콘텐츠인 웹툰, 카카오페이지, 이모티콘 등이 매출액 243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140억원 가량 커졌다.

카카오의 분기별 전체 매출액 그래프. 올해 2분기부터 로엔 매출 영향으로 콘텐츠 매출이 급격히 커지고 광고 매출 비중과 규모는 점차 작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광고매출 줄고, O2O 빛 못보고…임지훈 경영능력 입증의 ‘핵심’

3분기 카카오의 광고 매출액은 1269억2500만원으로 전년보다 13.5%(약 198억원) 줄었다. 올해 광고매출액은 3분기 연속 꾸준히 전년 분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PC온라인 광고량 자체가 줄고 경쟁사인 네이버에 뺏기는 상황에서 모바일 광고로 만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채널에 네이티브 광고(콘텐츠형 광고)를 베타테스트하며 광고 매출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LG애드와 네이버를 거친 여민수씨를 광고사업부문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카카오의 올해 매 분기별 광고매출은 1년 전 각 분기별 광고매출보다 작아졌다.

임지훈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O2O 사업에서는 아직 유의미한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O2O 사업은 기타 매출액에 잡힌다. 카카오가 3분기 다른 부문의 실적 회복을 바탕으로 카카오택시, 카카오헤어샵, 카카오드라이버 등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힘은 얻었다.

임 대표는 카카오 3분기 실적관련 컨퍼런스콜에서” O2O 사업과 관련해 ‘포 카카오(for Kakao)’ 전략을 수립했다”면서 “법인을 대상으로한 카카오택시 사업, 카카오택시와 자동차 회사 제휴를 통한 광고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광고가 매출의 3분의 1로 축소되고 로엔과 게임, 카카오프렌즈 관련 사업으로 매출을 늘렸다"면서 “카카오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광고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O2O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면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