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16'이 오는 17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다. '게임, 그 이상의 것을 경험하라(Play to the Next Step)'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35국 633개 기업이 참가한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넥슨, 넷마블, 웹젠, 카카오 등 주요 참가 업체들이 차기 기대작으로 모바일 게임을 대거 선보이는 등 온라인·PC 게임을 대신해 모바일 게임이 대세가 됐음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지스타가 부산에서 열리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연말에 개최지 재선정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현재 후보지로는 현(現) 개최지인 부산을 비롯해 서울·대구·성남 등이 거론되고 있다.

'넥스타(넥슨+지스타)' 만든 넥슨… 5년 만에 참가한 넷마블

넥슨은 지스타에 역대 최대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고, 역대 최다 신작을 선보인다. 워낙 큰 규모로 참가해 게임 업계에서는 '넥스타(넥슨+지스타)'라는 말까지 나온다. 넥슨은 띵소프트·네오플·넥슨지티·엔도어즈 등 자회사 4곳과 함께 총 400개 부스를 마련했다. 지스타 전체 부스(2700여개)의 15%를 차지할 정도다. 이번 지스타를 통해 내놓는 신작도 35종에 달한다. 신작의 대부분인 28종이 모바일 게임이다.

주목 작은 '다크어벤저3'와 '레고 퀘스트앤콜렉트'다. 다크어벤저3는 넥슨의 자회사 불리언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으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다크어벤저'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레고 퀘스트앤콜렉트'는 미국 워너브러더스의 엔터테인먼트 부문 자회사인 'TT게임즈'와 제휴를 맺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레고' 캐릭터(지식재산권)를 사용해 만든 것이다. 두 작품 모두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한 '글로벌 신작'이다.

작년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5’ 전시관에 마련된 게임업체 넥슨의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게임을 체험해보고 있다. 넥슨은 올해 지스타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400개 부스를 마련하고 35종의 신작 게임을 발표한다.

해외 개발사가 만든 게임도 선보인다. 일본 코에이(KOEI)의 '진삼국무쌍7'을 원작으로 대만 엑스펙엔터테인먼트가 만드는 모바일 게임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미국 보스키프로덕션이 개발하는 1인칭 총싸움 온라인 PC 게임 '로브레이커즈' 등이다.

정상원 넥슨 부사장은 "다양한 종류의 게임 콘텐츠를 제공해 사용자들의 즐거움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지스타에는 5년 만에 돌아온 '넷마블'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1위 업체인 넷마블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지스타에 부스를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총 100개 부스에서 3종의 신작 게임을 선보인다. 대표작은 '리니지2 레볼루션'이다. 이 작품은 엔씨소프트의 대표적인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2'를 모바일 게임으로 제작한 것이다. 넷마블이 지스타에서 차기 신작인 '스타워즈: 배틀그라운드(이하 스타워즈)'를 깜짝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게임 업계의 예상이다. 이 게임은 넷마블이 미국 디즈니와 '스타워즈'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넷마블은 자사의 지스타 특별 홈페이지에 스타워즈를 암시하는 우주 배경의 사진을 올려놨다. 이 게임은 넷마블 자회사인 '넷마블몬스터'가 개발 중으로, 최근 호주,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일부 게임 화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①카카오가 야외 전시장에 설치할 ‘프렌즈 팝콘 for Kakao’ 부스 모형. ②전시장 내 카카오 부스 조감도. ③웹젠의 부스 3차원 조감도. ④웹젠이 공개하는 신작 ‘아제라: 아이언하트’. ⑤넷마블이 지스타에서 선보일 ‘리니지 레볼루션2’. ⑥지스타 홈페이지에 올라온 신작 예고 사진.

웹젠·카카오, 게임 캐릭터가 전시장에… 일본·중국 업체도 눈길

웹젠은 '아제라: 아이언하트' '뮤 레전드' 등 2종의 신작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올 연말 선보일 '아제라: 아이언하트'는 예전 PC 게임 '아제라'를 모바일 게임으로 재해석한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내년 초 선보일 '뮤 레전드'는 PC 온라인 게임으로, 마왕 '쿤둔' 부활을 저지하기 위한 모험을 시나리오로 한 MMORPG이다. 웹젠의 지스타 현장에서는 레이싱 모델들이 뮤 레전드와 아이언하트의 캐릭터로 분장하고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카카오는 야외 부스를 마련하고, 카카오를 상징하는 인기 캐릭터 '라이언'의 1m70㎝ 크기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최근 출시한 기대작 '프렌즈 팝콘 for Kakao'을 알리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부스 전체를 이 게임에 등장하는 '카카오 프렌즈'의 7개 캐릭터들로 꾸밀 계획이다. 프렌즈 팝콘을 현장에서 다운로드하는 관람객에게는 라이언 얼굴 모양의 풍선과 팝콘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벌인다.

외국 업체로는 중국의 룽투코리아와 일본의 소니가 눈에 띈다. 룽투코리아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아톰'을 이용한 역할수행게임(RPG) '아톰의 캐치캐치'와 액션 RPG '히어로즈 오브 스카이렐름: 천공의 성' 등 6종의 게임을 선보인다. 또 가상현실(VR) 존을 마련하고 제작 중인 격투 소재의 VR 게임 '파이널포스'를 체험하게 할 계획이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플레이스테이션 VR'과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 한국 출시를 기념해 역대 최대 부스를 마련하고 40여개의 게임을 선보인다. 소니 측은 지스타 조직위원회와 함께 40부스 규모의 '지스타 VR 특별관'을 마련해 운영한다.

하지만 국내 대표 온라인 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가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는 등 '맥 빠진 지스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엔씨소프트는 지스타에 불참하는 대신, 행사장인 벡스코 인근에서 자사 게임의 'e스포츠 대회'인 '2016 블레이드 & 소울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국내 PC 게임의 강자인 미국의 블리자드와 라이엇게임즈는 모두 불참했다.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e스포츠협회(KeSPA)와 함께 행사 기간 중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2016 리그 오브 레전드 케스파 컵'을 연다. 네시삼십삼분·게임빌·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주요 중견 게임 업체들도 일반 관객을 위한 부스에는 참여하지 않고, 기업 간 미팅 공간만 마련했다.

중견 게임 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의 주목 작들이 대부분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를 내세운 대형 신작이 아닌, 예전 게임을 재해석하거나, 인기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이 대부분"이라며 "활력을 잃은 우리나라 게임 업계의 모습은 아닌지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