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인업체 조지프 펠프스의 빌 펠프스 대표가 자사 대표 와인인 ‘인시그니아’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 와인은 북미(北美)를 제외하면 한국에서 제일 많이 마십니다. 대체로 과실향이 짙고 타닌(떫은맛을 내는 성분)이 부드러워 한식과 '찰떡궁합(perfect match)'이라고 하더군요."

미국 최대 와인 산지 캘리포니아 나파(NAPA)밸리에서 로버트 몬다비와 더불어 이 일대를 대표하는 와인 업체로 꼽히는 조지프 펠프스빌 펠프스(62)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에서 우리 회사 레드와 화이트 와인 대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과 샤르도네가 1년에 2만 병씩 팔리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 내 판매량을 5년 이내 2배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조지프 펠프스가 매년 생산하는 와인은 60만 병 정도. 대부분 미국 내에서 소비하고 이 중 10~15%가량을 수출하는데 한국 소비량이 그중에서도 30% 가까이 차지하는 셈이다.

조지프 펠프스는 1973년 창업자 조지프 펠프스가 세운 와인농장이다. 빌 펠프스 대표는 창업자 아들. 그는 "콜로라도에 살 때 건축가로 일하며 와인을 좋아했던 아버지가 캘리포니아에서 사온 포도나무를 집 앞에 심은 게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와인 제조에 맛을 들인 조지프 펠프스는 가족들과 아예 나파밸리로 이주해 직접 양조장을 짓고 아들인 빌, 손자 윌과 함께 밭을 일궜다. 이후 단일 품종 양조문화가 주류였던 나파밸리에 처음으로 프랑스식 '보르도 블렌딩' 방식을 도입했고, 이 방식으로 만든 고급 와인 브랜드 '인시그니아(insignia)'로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 모든 와인 제조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최근 출시된 인시그니아 40번째 빈티지에 98점을 준 바 있다. 인시그니아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즐겨 마시는 와인으로도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