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V10’과 ‘G5’의 잇따른 실패로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2832억원으로 2015년 3분기(2940억원)에 비해 3.7% 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 1~2분기 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상황에 비해 사실상 ‘반토막’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작년 3분기(14조 288억 원) 5.7% 줄어든 13조2243억원을 기록했다.

◆ MC사업, 영업손실 4364억원… “가전으로 번 돈, 스마트폰이 날렸다”

LG전자의 실적 부진은 적자상태에 빠진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탓이 크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 영업손실 4364억원을 기록해, 5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이는 증권사 연구원들이 추정한 예상치(2500억~3000억원대)를 훨씬 뛰어넘는 ‘어닝쇼크’ 수준이다.

MC사업본부 매출은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단가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전분기 대비 24.3% 감소했다. 사업 구조개선 비용 발생으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G5의 마케팅 비용 확대와 판매 부진으로 MC사업본부의 적자폭이 확대됐다”며 “9월 전략 스마트폰 ‘V20’가 출시됐지만 G5의 출하량 감소로 MC사업본부의 적자 기조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돋보기]② 신사업 투자도 힘든데 '너까지'...그룹 '눈총' 받는 LG전자 휴대폰 사업 <2016. 10. 17>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 매출액 4조 2712억원, 영업이익 34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유럽, 아시아 지역의 매출신장과 한국시장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국내 에어컨 사업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39.6% 증가했다.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4조141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1.1% 증가했다. 이는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와 원가경쟁력 개선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는 3분기 영업손실 162억원을 기록, 적자가 이어졌지만, 매출은 6749억원은 작년보다 41% 증가했다. LG전자는 지난 8월 말부터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전기차 부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텔레매틱스 등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의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3분기 실적은 가전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스마트폰 사업에서 다 까먹는 구조”라며 “MC사업부의 근원적인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고강도 쇄신이나 그룹 차원의 큰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4Q, 갤노트7 단종 ‘반사이익’ 기대

LG전자는 오는 4분기 사업부문별 경쟁력 확보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MC사업본부는 지난달 출시된 V20의 체험 마케팅 등을 강화하면서 연말 판매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V20는 세계 최초로 쿼드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를 탑재했다.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 B&O 플레이와 손잡고 맑은 고음부터 깊은 중저음까지 균형 잡힌 음질을 구현한다. 또 최초로 전면과 후면 모두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斷種)에 따른 반사이익을 극대화 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하루 평균 3500∼4000여 대 정도 팔리던 V20은 최근 판매량이 7000대 안팎까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과 보급형 스마트폰 X·K 시리즈의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MC사업본부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H&A사업본부는 초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필두로 트윈워시 세탁기,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등 시장 선도제품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공략하는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을 통해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는 TV 시장은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VC사업본부는 GM ‘쉐보레 볼트 EV(Chevrolet Bolt EV)’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본격적인 매출 증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는 12월 볼트의 판매가 시작되면 오는 4분기 V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 할 가능성이 크다.

이우종 VC사업본부 사장은 지난 26일 한국전자전에서 “한동안 흑자 전환은 어렵겠지만, 자동차 산업은 시간이 오래 소요되므로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가 12월 판매를 시작한다면, 그때쯤에는 상황이 좀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