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세계 최대의 차량용 반도체 회사인 네덜란드 NXP를 인수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자동차용 반도체, 근거리무선통신(NFC), 보안 기술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NXP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블룸버그 제공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간) “퀄컴이 NXP 인수를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이번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반도체 산업 사상 최대 규모의 M&A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퀄컴은 NXP의 사업 활동과 재무구조 검토를 거의 마친 상태로, 이르면 오는 26일 NXP 분기 실적 발표일이나 11월 2일 퀄컴 실적 공개일에 맞춰 양사의 합병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NXP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362억 달러(약 41조원)에 달한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NXP 주가는 지난달 말 82.2 달러(약 9만원)에서 인수 가능성이 부각된 후 100 달러(약 11만원)를 돌파했다. 양사는 주당 110~120 달러(약 12~13만원) 범위에서 가격을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모바일용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에 공급되는 모뎀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에서 최강자로 꼽힌다. 이와 관련한 핵심 특허들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NXP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세계 1위 업체로 자동차·보안 분야의 반도체를 주로 취급하고 있다.

퀄컴은 둔화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등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NXP가 자동차의 에어백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비롯해 ID 카드, 교통카드,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 등에 들어가는 칩에 주력하고 있어 양사가 합병될 경우 큰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한편 2015년부터 반도체 업계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인수합병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말 프로그래머블 논리 소자 제조업체인 알테라를 167억달러(약 19조원)에 인수했으며, 지난달 일본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는 반도체 설계 자산 업체인 영국 ARM을 240억파운드(35조원)에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