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색의 작은 전구가 반짝반짝 불을 밝히는 모습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주로 볼 수 있는 풍경. 하지만 요즘은 평소에도 이런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전구를 소품 삼아 실내를 꾸미는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공간에 빛을 비추는 것이 아닌 칙칙한 분위기를 따뜻하고 로맨틱하게 바꾸는 데 전구가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긴 줄에 작은 전구 여러 개가 달린 '앵두전구'. '스트링(string·줄) 조명 인테리어'로도 불린다.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밀 때 주로 쓰였지만, 1만원이 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화려한 효과를 낼 수 있어 20~30대 여성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구가 달린 기다란 전선을 벽이나 책장 같은 가구에 걸어놓기만 해도 금세 별이 쏟아지는 듯한 멋진 분위기가 연출된다.

‘앵두전구’만으로도 따뜻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구하기 쉽고 설치도 쉽다는 게 장점.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설치도 간단한 편이다. 벽에 테이프를 붙여 고정시키거나 옷걸이에 걸면 된다. 원룸이나 작은 집, 전세·월세 등으로 임차해서 사는 집을 꾸미는 데 특히 많이 쓰인다.

혼자 사는 직장인 이지은(33)씨는 "주렁주렁 걸린 전구에 빛이 깜빡거리는 속도를 기분 따라 조절할 수도 있고, 적은 돈과 시간을 들여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질투의 화신' 주인공의 집, 최근 종영한 드라마 '닥터스'에 자주 등장한 카페도 건물 안팎을 앵두전구로 장식해 발랄한 분위기를 살렸다. 식당이나 루프탑 바에도 전구를 걸어둔 곳이 많다. 방문객들이 SNS에 사진을 올릴 때 예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구는 아늑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내는 인테리어 소품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유리 전구 안에 구슬 몇 개를 넣어 장식품으로 활용하거나 식물을 키우는 화분으로 쓰기도 한다. 말린 꽃을 담은 전구 여러 개를 높낮이를 달리해 벽에 걸어도 예쁘다.

전구 모양 용기에 음료를 넣어주는 '전구 소다'도 인기다. 빨대 부분에 달린 장식품에서 초록색, 파란색 빛이 환하게 들어온다. 음료를 마신 뒤엔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