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서울 강북권에서도 집값이 10억원에 육박하는 중소형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강북권의 경우 성동구와 마포구, 광진구 등에 있는 직주근접(職住近接) 단지의 집값이 높은 편인데, 최근에는 여기에 조망권 프리미엄을 갖춘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며 강남권 못지않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옥수동 ‘래미안 옥수 리버젠’ 입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성동구 옥수 1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면적 84.81㎡ 15층은 지난달 10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9층이 올해 3월 9억1000만원에 매매된 적은 있었지만, 올해 이 면적은 주로 8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다. 조망권 프리미엄이 두드러지면서 가격도 크게 뛴 것이다.

인근에 있는 ‘옥수 어울림’도 전용 84㎡의 매매가가 1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이달 전용 84.7㎡ 19층이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힐스테이트’는 지난 7월 전용 84.9㎡ 15층이 9억87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전용 84.96㎡ 11층도 9억7800만원에 매매됐다.

앞서 4월에는 ‘광장11 현대홈타운’ 전용 84.94㎡ 1층이 10억5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 이 아파트는 8억원 후반대에서 9억원 초반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마포구의 경우 현석동 ‘래미안 웰스트림’ 중소형 면적이 9억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월 전용 84.98㎡ 28층이 8억9500만원에, 5월에 같은 면적 33층이 8억9200만원에 매매됐다.

성동구와 광진구, 마포구의 경우 모두 대중교통을 이용해 광화문, 종로, 을지로 등의 업무지역으로 이동하기 쉬운 데다, 강남권까지의 교통편도 양호한 편이다. 한강변과 맞닿아 조망이 좋은 단지도 많다.

옥수동 G공인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리자, 직주근접에 조망권이 더해진 강북권 단지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며 “옥수동의 경우 강남 재건축 단지에 투자해서 이미 괜찮은 수익을 올렸거나, 강남에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강 조망이 되진 않지만, 직주근접이라는 장점이 두드러지면서 10억원을 바라보는 강북 단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 자이’ 전용 84.61㎡ 10층의 입주권은 지난 7월 8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강북권 한강변 아파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투자를 생각한다면 주변 환경을 잘 따지고 단기간에 지나치게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