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6' 둘째 날인 22일 '클라우드 고도화 전략과 데이터 비즈니스의 신세계'라는 주제로 국내 빅데이터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신재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클라우드사업단장을 좌장으로 이진권 SAS 전무, 박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빅데이터인텔리전스 연구부장, 김이식 KT 빅데이터센터 상무, 신현석 SK C&C 상무, 이선웅 ASD 테크놀러지 대표가 세계 빅데이터, 클라우드 시장 동향과 향후 과제에 대한 대담을 나눴다.

조선비즈 DB

김이식 KT 상무는 "이제 데이터 분석은 과거 돌파할 수 없었던 영역을 돌파할 수 있게 됐다"며 "일례로 데이터 분석만으로 기자들의 영역이었던 뉴스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 분석 그 자체보다는 데이터로 새로운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에 집중한다면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 ETRI 부장은 빅데이터보다는 '굿데이터(Good Dat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굿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결과적으로 인공지능(AI) 때문"이라며 "인공지능이 ‘매드(Mad)’ 지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아무 근거 없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재식 정보통신사업진흥원 클라우드사업단장(좌장·이하 신)= 빅데이터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최근 기술 흐름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진권 SAS 전무(이하 이)= 빅데이터가 가지고 있어야 할 요소는 첫째는 데이터다. 두번째는 데이터로 예측·분석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세번째는 예측·분석 모델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비즈니스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IT를 그 다음에 두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IT를 우선 가치로 생각한다. 비즈니스는 생각하지 않는다.

박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빅데이터인텔리전스 연구부장(이하 박)= 빅데이터가 아니라 '굿 데이터'의 개념으로 데이터 분석력을 높여야 한다. 다시 말해 빅데이터 분석에 동원되는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도가 중요하다.

박경 ETRI 연구부장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6' 오픈토크 세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굿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인공지능(AI) 때문이다. 굿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면서 실패한 사례가 있다. 어떤 기업이 두번 사고를 쳤는데 한번은 인공지능 채팅머신을 만들었는데 극우주의자가 됐고, 또 한번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미인 콘테스트를 했는데 인종차별주의자가 됐다. 원인은 하나다. 인공지능에 좋은 데이터를 입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 근거없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인공지능은 ‘매드(Mad) 지능’이 된다.

김이식 KT 빅데이터센터 상무(이하 김)= 과거에도 데이터 전문가가 항상 있었지만 보조적인 일들을 주로 했었다. 데이터가 충분치 않아 데이터만으로 (현상의) 의미를 해석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스마트폰, IoT 등 데이터 저장기술의 발달로 데이터가 갑자기 많아졌다. 데이터 전문가들은 이제 도메인 전문가나 마케팅 전문가의 도움 없이 데이터 분석만으로 의미를 생산할 수 있다. 과거에는 돌파할 수 없었던 뉴스 발행인의 영역도 열었다. 이제는 데이터 분석만으로 새로운 것을 돌파하는 시대가 됐다.

이선웅 ASD 테크놀러지 대표(이하 선)= 빅데이터를 가능케 해주는 인프라는 바로 클라우드다. 빅데이터가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연산과 클라우드 컴퓨팅 파워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연산할 수 없다.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빅데이터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뒷받침되는 클라우드 기술이 안정돼야 한다고 판단한다.

신= 중요한 건 빅데이터 기술 자체가 클라우드와 상당히 밀접하게 기술적으로 연관성을 가지고 가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기술적인 접점을 찾는 단계다. 서비스 개념의 빅데이터 솔루션을 할 수 있는 교두보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신현석 SK C&C 상무(이하 현)= 첫번째로 기억해야 할 점은 클라우드는 글로벌 스케일이고, 굉장히 많은 것들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에어비앤비는 에어디앤에이라는 제3의 데이터 분석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어느 지역에 부동산 투자해야 할지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데이터를 판매하면서 수익을 얻는 사례가 발생한다. 에어비앤비는 특별한 인프라가 없는 회사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쓴다. 빅데이터 역시 퍼블릭 클라우드로 운용한다. 결국 중요한 건 비즈니스 모델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건 클라우드 컴퓨팅덕에 가능한 것이다.

신현석 SK C&C 상무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6' 오픈토크 세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신= 국내 기업들이 빅데이터 서비스로 돈을 벌려면 어디에 방점을 두어야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우리나라 IT 기업의 90%가 중소기업이다. 이동통신회사, 대기업 등도 클라우드 관점에서 보면 중소기업이다. 글로벌 ICT 생태계에서 구글, GE, 아마존들과 어떻게 경쟁을 해야할까.

이= 빅데이터는 특정인이 아니라 데이터 포 올(Data for All), 즉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각화'가 중요하다. 두번째로 속도전이다. 지난해 네팔 강진이 발생했을 때 빅데이터를 활용해 어떻게 구호 물품을 지원해야 할지의 문제를 몇 억건의 데이터를 통해 찾아낸 사례가 있다.

박= 데이터 분석가들의 구심점이 무엇인지 알아야 빅데이터 에코시스템을 조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어찌 보면 빅데이터 솔루션을 플랫폼화해서 구심점을 만들어 냈다. 우리는 데이터 마켓을 구심점으로 삼거나 데이터 경험을 공유하는 마켓을 구심점으로 삼아서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건 위치 데이터다. 과거 스마트폰이 없을 때는 위치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이 보편화한 이후부터 위치 데이터가 가치 있는 정보로 떠올랐다. 위치 데이터는 다른 정보와도 잘 결합된다. 다른 서비스와 결합됐을 때 의미가 증폭되는 경향이 크다.

오직 빅데이터로만 할 수 있는 영역도 있다. 데이터의 용량이 많아서 잘 할 수 있는 영역은 바로 '전수조사'다. 예를 들면 '조류독감' 문제를 풀 때 조류독감은 사실 범인 '같은' 것이다. 누구도 그 조류독감이라는 현상의 진짜 범인을 몰랐다. 전 세계 학자들이 샘플 30~40개로 연구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전수 데이터를 찾으면 범인을 쉽게 가려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비용절감 측면에서 이같은 전수조사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