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 유니테크노가 오는 2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지난 9일 부산광역시 사하구에 위치한 유니테크노 본사를 찾았다. 이좌영 유니테크노 대표를 만났을 때 바쁜 일정 때문에 그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이 대표는 “커피 한 잔 하지 않겠냐”고 묻더니 “자신이 만드는 게 맛있다”며 직접 커피를 타서 건넸다. 이 대표는 사업 철학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냈다.

"저는 사업이 '3·3·3'이라고 생각해요. '처음 3달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자금이 있어야 한다', '이후 3년이란 기간동안 버텨야 한다', '언제나 물량이 3배 확보돼야 한다'. 젊었을 때 수 차례 사업 실패를 겪었고, 경험을 토대로 유니테크노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반드시 지켰습니다."

이좌영 유니테크노 대표

이 대표는 숫자 '3'과 인연이 깊다. 그의 사업 철학도 '3·3·3'이지만 젊은 시절 사업을 실패한 횟수도 3차례다. 이 대표는 "1979년 총각 때 자동차 부품업체인 일신산업을 설립했으나 회사를 유지하기 위한 거래 물량이 부족해 접었다 다시 했다 연달아 3번 실패를 했다"며 "그 때 얻은 교훈이 무리한 사업보다 '안정 속의 성장'이었고 '3·3·3 원칙'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 때 사업을 접고 직장생활도 했다. 1982년 삼양화학에 입사해서 1993년까지 10년 동안 근무했다. 퇴사 당시 그는 생산부장을 맡고 있었다. 삼양화학은 1990년대 자동차 산업 분야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이 대표는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회사보다 하고 싶은 일이 더 많았다. 그는 “투자를 늘릴 것을 몇 번 건의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결국 1993년 회사를 나와 유니테크노 전신인 대성유니테크노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3·3·3 원칙'으로 '안정 속의 성장'을 추구하는 유니테크노지만 지금까지 매번 안정만 있었던 건 아니다. 유니테크노는 2004년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 자회사 유니기전위해유한공사를 세웠다. 당초 대우정밀(S&T모티브 전신)에 물량을 공급하기로 예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그 기간 대우그룹이 법정관리를 받는 상황이 되며 거래처 없는 공장이 됐다.

어려움 속에서 유니테크노는 현재 주요 고객사인 디와이오토(DY AUTO)와 인연을 맺게 됐다. 곤경에 빠진 차에 유니테크노는 1차 부품사인 디와이오토로부터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손을 잡게 됐다. 이 대표는 “디와이오토에 물량 공급을 시작하며 2~3년이 지나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들이 만난 2000년대 디와이오토는 주로 GM이나 포드의 협력업체였다. 그러나 2013년 디와이오토가 현대자동차와 협력을 시작하게 됐다. 그에 따라 2차 부품사인 유니테크노도 새로이 아산공장을 설립하고 가파른 성장을 이루게 됐다. 유니테크노에게 있어 중국 진출은 오히려 곤경이 기회로 바뀐 새옹지마였다.

◆ 사출 기술이 강점...전체 인력의 5%를 연구 인력으로 활용

이좌영 대표가 3번의 사업 실패 끝에 새롭게 세운 유니테크노는 자동차 파워트레인(동력을 전달하는 기구)과 각종 모터에 사용되는 부품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제조한다. 매출은 2013년 199억원에서 2015년 553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 51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이 9.3%다.

이 대표는 “다른 부품업체보다 사출(플라스틱 성형)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유니테크노의 강점으로 꼽았다. 최근 자동차 산업 트렌드는 기존 철강소재 모터류 부품보다 가볍고 친환경적인 플라스틱을 이용한 제품이 대세다. 유니테크노가 전문으로 하는 강화 플라스틱은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맞는다.

유니테크노가 생산하는 윈도우 모터용 부품은 국내 시장에서 6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지난해 1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외에 전동식스티러링휠(EPS)모터용 부품은 47%, 와이퍼 모터용 부품은 20%를 차지하며 각각 70억원, 13억원 규모로 생산·판매했다.

자동 정밀 사출기 26대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현재 유니테크노는 공장이 총 3곳이다. 부산 공장에서는 엔진 파워트레인, 전동식스티어링휠(EPS)·미션 모터 부품들을 생산한다. 처음 공장에 들어서면 자동 정밀 사출(플라스틱 성형)기 26대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사출기는 고기능성 엔지니어링과 모터 부품 등 자동차에 쓰이는 강화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한다. 사출기 라인에서는 40여 명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24시간 주·야간으로 기계를 살펴보고 관리한다.

20명의 직원들이 앞서 생산된 사출부품들을 직접 손으로 조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옆 생산라인에서는 20명의 직원들이 앞서 생산된 사출부품들을 직접 손으로 조립하는 작업을 한다. 모터 하나에 사용되는 회전자(로터)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17가지 조립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외에 유니테크노는 충남 아산시와 중국 산동성 위해시에 사업장이 있다. 각 사업장에서는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는 윈도우 모터, 와이퍼 모터, 브레이크 잠김 방지 장치(ABS) 모터 부품들도 생산한다.

유니테크노는 본사 내 기술연구소를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자체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임직원 수가 총 236명인데 그 중에서 5%수준인 11명이 연구 인력이다"며 "매년 20억원 수준의 투자를 연구개발에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공모자금을 통해 두 번째 중국 진출...포화상태인 부산공장 증설도 추진 계획

유니테크노는 이번 공모자금 155억원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좌영 대표는 “80억원 가량을 중국 신규 공장 설립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윈도우 모터 부품 등을 생산해 인근에 위치한 주요 거래처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신규 공장은 장쑤성 옌청시에 2017년 초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추가로 공모자금은 현재 포화상태인 부산공장 증설에도 운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도 계속해서 공급물량이 늘어나 파이프라인을 증설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1차적으로 중국공장이 정상가동되면 2018년에 부산공장도 증설하는 게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니테크노의 주당 공모가는 1만300원이다. 원래 공모희망밴드는 1만300~1만1500원이었다. 공모가 밴드 하단에서 확정된 것이다. 지난달 31일~이달 1일 사이 진행된 기관대상 수요예측에서는 233.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서 5~6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003.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22억3000만원

◆주요 주주: 이좌영(69.12%), 김윤정(3.35%)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600만8760주의 24.97%인 150만주

◆주관사(한국투자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당사가 생산하고 있는 주요 제품인 자동차 엔진파워트레인용 플라스틱 정밀 사출품 및 자동차용 모터 부품 등은 전방산업인 완성차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방 산업의 업황이 부진할 경우, 당사의 영업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