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모터쇼가 오는 29일(현지시각) 미디어 데이(언론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다음 달 16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베르사유(Porte de Versailles)' 전시장에서 열린다. 1989년 시작된 파리모터쇼는 디트로이트, 제네바, 프랑크푸르트, 도쿄 모터쇼와 더불어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힌다. 올해 파리 모터쇼의 양대(兩大) 키워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다.

'디젤게이트' 홍역 치른 유럽…친환경차 열풍

폴크스바겐발(發) 디젤게이트로 홍역을 앓은 유럽 자동차 시장은 올해 파리모터쇼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중국에 비해 전기차 개발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시장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친환경차 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단 15분 충전으로 48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공개한다. 콘셉트카(미래 개발 방향을 담은 실험 차량)인 이 전기차는 폴크스바겐 인기 모델인 골프와 비슷한 크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8년 양산 목표인 SUV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다. 벤츠는 2020년까지 전기차 세단 2종, SUV 2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BMW는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기존 모델보다 50% 늘려 300㎞까지 달릴 수 있는 새로운 i3를 선보인다.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 셀로 구성된 배터리가 33kWh의 용량을 제공, 에어컨이나 히터를 켜놓은 상태에서도 최대 200㎞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올해 파리모터쇼에는 평소 연비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던 수퍼카 브랜드도 친환경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탈리아 수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자사 최초로 전기모터를 장착한 하이브리드카 라페라리의 오픈톱(지붕이 열리는 차) 버전을 공개한다. 탄소섬유 소재의 하드톱과 소프트톱의 두 가지 버전으로 선택이 가능한 한정판 모델로, 800마력의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에 163마력을 생산하는 전기모터가 결합해 최고출력 963마력의 성능을 갖췄다. 포르쉐는 신형 파나메라에 4 E-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4 E-하이브리드는 기존 S E-하이브리드의 성능을 개선한 모델로, 전기 동력으로만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35㎞에서 50㎞로 늘었다.

새로운 SUV 모델 대거 등장…저유가에 식지 않는 인기

이번 모터쇼에서 SUV의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의 5세대 모델을 선보인다. 아직 세부적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7인승 SUV는 스마트폰으로 원거리에서 에어컨을 작동하고, 뒷좌석을 14초 만에 접을 수 있는 기능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푸조는 기존의 미니밴형 MPV(다목적차량)인 5008을 SUV로 재탄생시켰다. 차 길이가 11㎝ 길어지면서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렉서스는 SUV 콘셉트카 'UX Concept'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국내 자동차 회사 중에서는 쌍용차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렉스턴W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Y400)의 양산 전 최종 콘셉트카 'LIV-2'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LIV-2는 프리미엄 라운지를 연상시키는 실내 디자인과 첨단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투입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최신 안전 사양 등을 적용해 플래그십 SUV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5년 만에 완전 변경된 소형차 프라이드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YB)을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