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불이 안붙네, 이쪽도 한번 보여줄 수 있어요?”

9월 7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관람객의 요청에 성한코퍼레이션 직원이 토치에 불을 붙이곤 자신들이 개발한 전투복에 갖다 됐다. 10초가량 불길이 닿았지만 전투복은 까맣게 그을러지기만 할 뿐 불꽃이 일진 않았다.

성한코퍼레이션은 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방위산업전에 참가해 난연 전투복을 공개했다. 김용권(왼쪽에서 첫번째) 성한코퍼레이션 대표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곳곳에서 신기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과 외국에서 온 장성들도 시연회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성한코퍼레이션은 화학과 나노기술을 응용해 난연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10여년간의 연구 끝에 ‘케녹스 FR'이라는 차세대 난연 전투복용 원단을 개발했다. 이 원단은 전장에서 발생하는 화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케녹스 FR은 불을 붙였을 때 꺼지는 시간이 0초, 불이 꺼진 뒤 타들어가는 시간이 0초다. 불을 붙여도 바로 꺼지고, 타들어가지도 않는다는 의미다. 김용권 성한코퍼레이션 대표이사는 “발화시 섬유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직물이 연소하지 않게 한다”고 말했다.

이날 킨텍스 제2전시장에선 ‘대한민국 방위산업전 DX Korea 2016'이 열렸다. 이날 행사엔 35개국에서 4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주)한화,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 한화그룹 방산 4사의 전시장 모습. 한화그룹 방산 4사는 부스 130개 규모의 대형 전시장을 설치했다.

(주)한화,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 한화그룹의 방산 4사는 130개 부스 규모의 매머드급 전시장을 꾸렸다. 한화 전시장을 바라보고 왼쪽으론 풍산, LIG넥스원, 기아차,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KAI)의 전시장이 자리했다. 한화 전시장 오른쪽으론 항공전자 솔루션 업체인 ‘록웰 콜린스’(Rockwell Collins)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총기회사 ‘카라칼’(Caracal) 등 외국 방산업체의 전시부스가 설치됐다.

외국업체의 참여와 더불어 장성급 해외 군 수뇌부의 방문도 이어졌다. 이날 부스 곳곳에선 국내 방산업체와 면담을 하는 외국 군 간부의 모습이 목격됐다.

최근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다산기공의 부스. 다산기공은 자사가 개발해 수출하고 있는 총기류를 전시했다.

한 외국 군 간부는 다산기공의 부스에서 총기류를 만져보며 제원과 가격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황인섭 다산기공 상무는 “인도 국방부에서 와서 총기 수출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라며 “내일은 네팔의 참모총장이 방문해 총기 수출 계약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산기공은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방산업체 지정을 받았다. 이로써 국내 소총 생산은 S&T모티브와 다산기공 간의 경쟁체제가 도입됐다. 일각에선 수요가 한정된 국내 시장을 고려했을 때 경쟁 체제를 도입한 건 무리수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황인섭 상무는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총기가 군대에 도입될 것”이라며 “가볍고 튼튼하고 군인들이 쓰기 좋은 총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해외 수출 시장에서 살아남은 회사인 만큼 경쟁에 자신있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이 신규 개발한 함정 통제 시스템 장비.

한화그룹 방산 4사는 각 계열사간 담당하는 분야를 유기적으로 엮어 각 체계를 소개했다. 최근 이름을 바꾼 한화시스템(옛 한화탈레스)은 KFX에 도입할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 TGP) 샘플과 차세대 함정에 도입을 추진하는 함정통제장비 샘플을 전시했다.

한화테크윈은 복합형 대공화기 ‘비호’와 ‘K-9’ 자주포를 전시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폴란드에 3억1000만달러어치의 K-9 자주포 차체를 수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