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477명 환자 대상으로 임상 3상 진행
당뇨병성 신경병증 대상 임상 3상 진행 중인 유일한 유전자 치료제
R&D 자금 조달 위해 1600억원 규모 일반 공모 유상증자

국내 바이오 기업 바이로메드가 개발한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유전자 치료제 ‘VM202’이 미국에서 대규모 임상 3상시험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유전자 치료제 중에서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해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것은 바이로메드가 처음이다.

특히 바이로메드는 미국 임상 3상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판매 허가를 받기 전 마지막 단계인 글로벌 임상 3상(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약물 효능 확인)의 관문을 넘어 최초 신약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미국서 477명 환자 대상으로 임상 3상 진행”

5일 바이로메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초 VM202의 미국 임상 3상이 개시된 후 4개월 만에 76명의 환자를 모집했다. 올해 6월 첫 피험자에게 VM202의 투여를 실시한 이후 현재까지 22명의 환자들에게 약물을 투약했다.

바이로메드는 총 477명을 대상으로 미국 25개 병원에서 임상 3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21곳과 임상시험 실시 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18개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개시하기 위한 회의를 가졌다.

약물 투약이 완료된 22명은 임상개시 절차가 모두 완료된 7개 병원에서 진행됐다. 나머지 54명에 대해서는 9개 병원에서 임상 참가 자격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 바이로메드는 25개 병원에서 임상 3상이 진행되면 피험자도 빠르게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10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미국 시카고에서 연구책임자, 연구간호사,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 임상 3상 주요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연구자 워크숍을 실시한다”며 “이 워크숍을 통해 VM202의 임상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임상시험을 신속하고 정확히 진행할 수 있도록 주요 관계자들을 독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이로메드는 2018년 하반기에 임상 3상 피험자 추적 관찰을 종료하고 2019년 상반기에 최종 임상 결과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VM202, 당뇨병성 신경병증 대상 임상 3상 진행 중인 유일한 유전자 치료제

바이로메드의 VM202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난치성 허혈성 당뇨병성 궤양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ALS) ▲급성 심근경색(CAD) 등 4가지 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VM202 주요 기능

VM202는 인간의 간세포성장인자(HGF)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탑재한 DNA 제재의 근육주사 방식의 의약품이다. 환자의 근육에 VM202를 주사하면 약물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2종류의 HGF 단백질을 생산하고, 이 단백질이 새로운 혈관 생성과 신경 재생에 필요한 다양한 세포신호를 활성화시킨다. 이를 통해 손상된 신경 혈관망과 신경세포의 재생 반응이 촉진되면서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치료하는 원리다.

VM202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관련 미국 임상 3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난치성 허혈성 당뇨병성 궤양’의 경우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승인 받아 4분기부터 본격적인 임상에 들어간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에 대해서는 미국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고, ‘급성 심근경색’의 경우 국내에서 임상 2상 승인을 받아 4분기부터 피험자를 모집한다.

바이로메드 관계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난치성 허혈성 당뇨병성 궤양을 대상으로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유전자 치료제는 VM202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유전자 치료제는 현재 치료 약물로는 대체가 불가능하고 치료의 한계가 분명한 불치·난치성 질환을 대상으로 개발되는 의약품이 대부분이다. 현재 세계에서 유전자 치료제로 품목 허가를 받은 사례는 미국에서 1건, 유럽에서 2건에 불과하고 이 중에서 당뇨병 합병증 치료제는 없다. 따라서 VM202가 임상시험이 성공, 품목 허가를 받게 되면 유전자 치료제 중 ‘해당 분야 최초 신약(First in class)’이 된다.

◆ VM202 임상 3상 위해 유상증자로 약 1600억원 조달

바이로메드는 미국에서 진행하는 VM202의 임상 3상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7월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1826억5500만원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회사 주식 165만주를 신주로 발행한다.

바이로메드는 지난 2일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할 신주 165만주에 대한 1차 발행가액이 주당 9만5000원으로 결정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최근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최초 모집가액이었던 11만700원보다 14%가량 감소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도 1567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바이로메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공모한 자금 중 90% 이상을 VM202의 임상 진행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자금은 바이오 의약품과 천연물 제품을 개발하고 R&D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로메드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