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채권단의 추가지원 불가 결정으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산업계가 해상 운송 차질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진해운 소속의 컨테이너선 브레머하펜호가 항구에 정박해 있다

국내 1위 세계 7위의 대형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담보권행사에 따른 선박 억류로 모든 선박의 운항이 중단된다.

전자 업종에선 벌써 한진해운의 예약물량을 취소하고 타선사로 갈아타는 업체가 나오고 있다. 전자업종의 주요 생산품인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은 대부분 항공으로 운송돼 큰 영향이 없지만 비교적 부피가 큰 생활가전과 반조립제품은 해상으로 운송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LG전자 관계자는 30일 “예약물량을 취소하고 타선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화물이 압류됐을 때 내부 계획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현재 수출 물량의 20%가량을 한진해운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해외에 생산 기지를 많이 보유한 만큼 국내에서 나가는 물량이 많지 않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외주 선사들의 운임 인상 가능성을 중심으로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물류가 사업의 근간을 이루는 종합상사들도 한진해운과 거래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진과 거래량이 없다. 벌크 물량은 다른 회사를 이용하고 있고 2자 물류회사를 통해 계약하는 컨테이너 물량은 한진을 이용하지 않도록 했었다”고 말했다.

LG상사 관계자도 “제3국간 물동량이 많은데, 비용면에서 해당국의 국적선사를 이용하는 게 비용이 저렴하다”며 “한진해운과의 거래량은 전체의 1% 정도로 미미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철강회사들도 각각 전용선사들과 거래를 하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한진해운과 거래하고 있지 않다”며 “한진해운은 주력이 컨테이너선박이라 철강제품 수출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역시 각각 현대글로비스와 인터지스 등 2자 물류회사를 통해 운송하고 있다.

자동차 역시 한진해운 운항 중단에 따른 2차 피해와 거리가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자동차 수출을 100% 선박으로 하지만 현대글로비스와 유코카캐리어스를 이용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 운항 중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보다 국제 시장에서의 한국 기업에 대한 신인도 하락을 우려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중·일·대만·홍콩·유럽 각국 등 80여개국 1만6400여 화주를 한꺼번에 잃게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