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는 844대로 전년 동기(1025대)보다 17.3% 감소하며 고전했지만, 7월 한 달 동안 팔린 전기차만 645대에 이르렀다.

전년 동기 대비 60.4% 증가한 수치다. 전기차 급속 충전소 등 인프라 여건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지난해 1500만원이던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올해 초 1200만원으로 줄며 상반기 판매는 급감했지만, 6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인기가 상황을 반전시켰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출시 1달여 만에 705대를 판매했다. 8월 초 기준 출고 대기 중인 물량도 600여대에 달해 당분간 판매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오는 11월 국내 전시장 오픈을 예고했다. 정부는 최근 전기차 보조금을 다시 1400만원으로 인상했고, 내년부터 전국 대형마트 500곳에 충전기를 의무 설치하도록 해 202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3000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6월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시로 침체됐던 전기차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1위를 기록한 쏘울 EV도 최근 2017년형을 내놓았다. 올해 11월 한국에 전시장을 열 예정인 테슬라도 이달 중순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나, 정확한 가격·인도 시점이 미정인 상태다. 사진 왼쪽부터 기아차 쏘울 EV,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테슬라 모델3.

아이오닉 일렉트릭 돌풍, 쏘울 EV는 2017형 내놓아

기아자동차 쏘울 EV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달리고 있는 전기차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2558대)의 절반에 육박하는 1166대가 쏘울 EV였다. 올해 1∼7월에도 총 345대가 팔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22일 출시된 2017년형 쏘울 EV는 충전 중단 시간을 설정해 전기료를 절감하는 '예약 공조 기능'을 강화했고, 급속 충전 용량을 기존 83%에서 94%로 확대했다. 완속 충전 중 케이블 도난을 예방하는 '완속 충전기 잠금 장치' 등 편의 기능도 강화했다.

올해 6월 출시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고효율 시스템과 경량화 차체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191㎞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초. 차체 크기가 비슷한 휘발유 차량과 비교해 가속감에선 거의 차이가 없다는 평이다. 운전석 옆 변속 기어 자리에는 전자식 4개 버튼를 둬 변속기를 대신해 편의성을 높였다.

11월 한국 진출 테슬라, 예약 판매 시작

테슬라는 지난 19일 한글로 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자사 전기차 '모델 S'와 '모델 X' '모델 3' 등의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구매를 원하는 고객은 한글 홈페이지를 방문해 성명과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을 등록하고 예약금을 내면 사전 예약을 신청할 수 있다. 예약금은 세단형인 모델 S는 200만원, SUV인 모델 X는 500만원, 보급형 모델 3는 100만원이다. 이후 차량을 주문하지 않으면 예약금은 전액 환불되지만, 테슬라 측은 정확한 국내 판매 가격과 인도 가능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보급형인 모델3는 한 번 충전으로 346㎞를 달릴 수 있다. 예상 가격은 3만5000달러(약 3930만원)다. 2017년형 쏘울 EV의 가격은 4275만원,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4000만∼4300만원이다. 여기에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실제 2000만∼2500만원 정도로 살 수 있다. 하지만 테슬라 차량이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대차는 다음 달 문을 여는 신세계 복합쇼핑몰 '하남스타필드' 내에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 상설 전시관을 마련키로 했다. 테슬라도 11월 같은 쇼핑몰에 상설 전시관을 열 예정이어서 하남이 토종과 글로벌 전기차 업체의 시장 선점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경쟁 업체에 자극을 줌으로써 전기차 시장이 더욱 활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 볼트EV를, 르노삼성은 트위지 등을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고, 쌍용자동차 역시 3년 안에 전기차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