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냉장고·스마트폰에서 자동차까지 모든 기기가 소통한다.'

내달 2~7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인 'IFA 2016'의 핵심 키워드는 연결(connected)이다.

TV·냉장고 같은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스마트워치 등 모바일 기기, 그리고 자동차까지 모든 기기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미래의 스마트 제품 시장을 제시한다. 각종 기기에 인터넷 통신 기능을 넣어 서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과 함께 가상현실(VR)도 차세대 핵심 기술로 집중 조명된다.

삼성전자LG전자도 이런 첨단 기술을 적용해 만든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유럽시장 공략에 나선다. 매년 9월 열리는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Mobile World Congress)와 함께 세계 3대 정보기술(IT)·가전제품 전시회로 꼽힌다.

삼성·LG, 스마트홈·프리미엄 가전으로 유럽 시장 공략… B2B 시장도 개척 나서

올해 참가 업체 가운데 가장 큰 전시 공간을 마련한 삼성전자는 가전제품과 모바일,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등이 모두 연결되는 '스마트홈'을 키워드로 각종 신제품을 내놓는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구현한 '패밀리허브' 냉장고가 간판 제품.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유통기간이 지난 식품이 있는지, 부족한 식품은 없는지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구매도 할 수 있다. 주방에서 TV화면과 음악도 즐기고, TV·에어컨도 제어할 수 있다. 세탁 중에도 간편하게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는 드럼세탁기 '애드워시', 미국 돌비사의 첨단 입체음향 기술을 적용한 사운드바인 'HW-K950' 등도 유럽에서 첫선을 보인다.

삼성전자는 IFA 개막 이틀 전인 오는 31일 스마트워치 신제품인 '기어S3'도 처음 공개한다. 내달 7일로 알려진 애플의 '애플워치2' 공개에 앞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를 유럽 공략의 무기로 내세웠다. 이미 출시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외에 냉장고·세탁기·공기청정기 등 LG시그니처 제품군을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이를 위해 IFA 전시장 야외 정원에 1375㎡(약 416평) 규모로 별도의 전용 전시 공간인 'LG 시그니처 갤러리'를 만든다.

LG전자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겨냥해 청소기·세탁기용 모터와 냉장고·에어컨용 컴프레서(냉매 압축기) 등 가전 부품 시장에도 발을 내디딘다. LG전자는 올해 처음 운영되는 가전부품 전시장인 'IFA 글로벌 마켓'에 별도 부스를 마련, 핵심 부품 30여 종을 전시한다.

자동차업계 수장이 첫 기조연설… 사물인터넷·가상현실 등이 화두

이번 IFA에서 주목받는 미래 기술은 사물인터넷과 VR(가상현실), 스마트홈 네트워킹 등이다. 특히 올해엔 자동차업계 수장이 사상 처음으로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부문 대표는 9월 2일 '궁극의 모바일 기기-고품질 타임머신으로서의 자동차'라는 주제로 연설한다. 가전제품이 집안에서 서로 연결되는 것을 넘어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와도 융합되는 미래상이 제시되는 것이다.

세계 2위 CPU(중앙처리장치) 제조 업체인 미국 AMD의 마크 페이퍼매스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VR이 헬스케어·엔터테인먼트·교육·패션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일으키는 변화상을, 미국 IBM의 해리엇 그린 총괄사장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AI)을 통한 삶의 변화에 대해 기조강연을 한다. 첨단기술 분야의 석학과 기술자들이 참석하는 세미나인 'IFA+ 서밋'에서도 '디지털 사회를 탐구하다'라는 주제로 스마트 로봇과 자율주행차, VR이 핵심 주제로 다뤄진다.

올해 IFA엔 전 세계 50개국 1818개 가전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96개 업체가 참여한다. 중국에선 전체의 40%에 달하는 730개 기업이 참가한다. 하이얼 등 가전업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 상업용 드론업체 DJI도 전시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