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졸업 후 눈높이를 낮춰 금형회사에 취업을 했죠.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고생이 심했는데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금형기술사가 되기 위한 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배우면서 학습을 하는 게 신입사원 입장에선 어려운 일이지만 일학습병행제가 좋은 기회였고, 교육내용이 업무와 연관이 깊고 적합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인 ㈜진명정밀에서 일하는 주경남 학습근로자의 말이다. 아무 기술 없이 취업한 '문돌이'였지만 직장에서 기술을 배워 이제는 어엿한 기술자로 자리를 잡게 됐다는 것이다. 모두 일학습병행제가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다.

고용노동부(장관 이기권)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박영범)이 펼치고 있는 일학습병행제는 청년의 조기 경제활동 참여와 기업의 맞춤형 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제도다. 독일과 스위스식 도제 제도를 한국의 실정에 맞게 설계한 것으로 우리나라 고용시장에 선취업 후진학이라는 새로운 채용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또한 불필요한 스펙을 쌓지 않고 청년이 일찍 고용시장에 진출하게 함으로써 청년 실업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지금까지 7800여 개의 기업이 참여하였고 이 중 4500여 개 기업에서 2만 2000여 명의 학습근로자가 근무를 하고 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체계적인 훈련프로그램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일 할 줄 아는 학습근로자'를 키우고 있다는 게 산업인력공단 측 주장이다. 아진산업(주) 이원찬 이사는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젊은 인재를 선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당 인재를 전문가로 양성하는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박영범(왼쪽에서 두번째) 이사장이 ㈜에이치에스티를 방문, 현장훈련교사와 학습근로자의 의견을 듣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특성화고 2학년 재학생부터 기업과 학교교육을 병행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본격 시작하는 등 고교·전문대학·대학의 재학생 단계로 수혜대상을 확대했다. 고교 단계 일학습병행제인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2015년부터 9개 학교를 시범 운영한 결과 기업과 학생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등 우수한 성과를 보여 2016년 60개 교로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전체 공업계 특성화고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문대학 단계는 고교·전문대 각 1개소와 기업이 하나의 사업단을 구성하는데 지난해부터 16개 사업단이 참여하고 있다. 4년제 대학교의 3, 4학년 재학생은 기업 도제식 장기현장실습형(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는 동국대, 부산외대 등 10개 대학이 추가 선정되어 24개 대학을 운영한다.

산업인력공단은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기업에게 기업현장교사 수당(기업당 연간 최대 1600만원)과 HRD(인적자원개발) 담당자 수당(기업당 연간 300만원) 등을 지원한다. 공단은 9월 6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적자원개발컨퍼런스를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는 일학습병행제 우수기업 경진대회와 해외의 선진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공단 박영범 이사장은 "일학습병행제가 고용시장의 미스매칭을 해소하고 청년이 산업현장의 든든한 블루엘리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일학습병행제 홈페이지(www.bizhrd.ne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