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독일 가전박람회(IFA 2016)에서 삼성전자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TV 생산을 더이상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체 개발한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을 차세대 TV의 디스플레이로 확실하게 낙점해 올레드와 퀀텀 진영의 경쟁 구도를 보다 선명하겠다는 것이다.

IFA 전시회가 열리는 독일 메세 베를린 전시관.

올해 IFA에는 애플워치2에 대항하는 웨어러블 신제품들도 등장한다. 삼성전자의 기어S3를 비롯해 화웨이 와치2, 핏빗의 플렉스2, 차지2 등이 공개된다. 또 중국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 중국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 삼성·LG 프리미엄 경쟁 가열

삼성전자는 이번 IFA를 통해 OLED TV 생산 계획을 접는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알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용 OLED 생산라인을 중소형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내부적으로 퀀텀닷을 차세대 기술로 점찍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65인치 퀀텀닷 SUHD TV.

삼성전자가 대형 OLED에서 손을 떼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은 퀀텀닷과 올레드 진영의 패권 다툼이 확실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퀀텀닷과 OLED의 장점을 결합한 'QLED TV'를 상용화하는 전략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QLED TV는 유기 소재를 사용하는 OLED보다 수명이 길고 생산성도 높지만, 기술 완성도는 떨어진다. 삼성전자가 5년 내 Q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LG전자는 QLED의 경우 시제품도 없는 상황이라며 OLED의 우위를 계속 알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 55인치 초고화질 OLED TV

TV 전장(戰場)이 퀀텀닷과 올레드의 대결이라면, 가전 분야에선 삼성전자의 유럽 시장 특화 제품군과 LG전자의 초프리미엄 제품군인 ‘LG 시그니처’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도어 상단에 작은 창문인 '애드윈도우'를 탑재해 세탁 중간에도 세탁물을 추가하는 '애드워시' 세탁기 신제품과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결합한 냉장고 '패밀리허브'를 공개한다.

LG전자는 한국과 미국에 출시한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유럽에서 출시한다는 소식을 전할 계획이다. 시그니처는 올레드 TV와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제품군으로 구성된다. LG전자는 IFA에서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공기청정기 '퓨리케어'를 선보이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 애플워치 대항마 총출동…웨어러블 잔치

삼성전자는 IFA 개막 직전인 8월 3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갤럭시 기어S3`를 공개하고, IFA에 실물을 전시한다. 기어S3는 9월 7일 애플이 선보일 `애플워치2`와 함께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패권을 다툴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발송한 기어S3 미디어 초대장에는 검은색 바탕 초대장에는 동그란 시계 형상이 그려져 있어 신제품도 전작처럼 원형 형태로 출시된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제품은 간편 결제 '삼성페이'를 강화해 스마트폰 없이 시계만으로도 어디서든 카드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도 탑재해 이용자의 움직임, 운동량 등을 기록하는 '피트니스(fitness·운동)' 기능도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놈들연구소, 웰트 등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 출신 스타트업 기업들의 웨어러블 기기도 주목받고 있다. 이놈들연구소는 스마트 시곗줄 `SGNL(시그널)`, 웰트는 스마트벨트 `웰트`를 각각 소개한다. 또 스케치온 `프링커`, 모픽 `모픽` 등 스마트 기기를 전시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 2016의 삼성전자 부스 안에 이들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등 파격 지원을 한다.

미국의 피트니스 웨어러블의 강자인 핏빗은 더욱 얇아진 핏빗 플렉스2와 핏빗 차지2를 공개한다. 차지2는 더욱 넓어진 화면과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핏빗이 신제품을 내놓는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핏빗 웨어러블.

중화권 업체들의 스마트워치 제품들도 삼성과 애플의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 오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중국 화웨이의 와치2를 비롯해 에이서(Acer)와 아수스텍(Asustek)이 각각 게임 특화 스마트워치와 3세대 젠워치를 공개한다.

◆ 중국 전방위 공세...참여 기업 4개 중 1개가 중국

올해 IFA는 중국 기업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IFA에 참가하는 기업의 수는 460개로, 전체 4분의 1 비중을 차지한다.

IFA 관계자가 지난 4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CE차이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번에 중국 참가업체 수가 대폭 늘어난 것은 중국 업체의 수준도 높아졌지만, IFA 주최 측이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인 덕분이기도 하다. IFA는 지난 4월 사전 행사인 '프리(pre) IFA'를 중국 선전에서 열었다. IFA 행사가 유럽이 아닌 다른 대륙에서 열린 것은 올해 프리 IFA 가 처음이었다. .

독일 시장 조사 기관 GFK 생활가전 부문 유르겐 보이니(JUERGEN BOYNY) 이사는 "아시아에서 중산층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세계 28%의 중산층이 아시아에 살고 있다"며 "2020년에는 전세계 중산층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4%가 될 것이고 2030년에는 66%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가운데 매년 6% 성장률을 기록하는 세계 최대 가전시장 중국 중산층의 수요는 야망있는 모든 기업들의 공략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디타 체체 벤츠 회장, IFA 사상 첫 자동차 수장의 기조연설

IFA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업체 수장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독일 다임러AG 이사회 회장 겸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부문 사장 디터 제체 회장은 개막일인 9월 2일 ‘궁극의 모바일 기기:퀄리티 타임머신으로의 자동차’를 주제로 자동차와 IT 융합 현황 및 중요성, 미래 자동차 기술 발전 방향, 연결성을 갖춘 자동차의 미래상 등을 발표한다.

IoT를 이용해 자동차까지 연결성이 확대된 ‘스마트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올해 IFA 기조연설자로 자동차 업계 인사를 배정한 것이다.

자동차 회사와 IT기업들의 자율주행자 개발 관련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또 다른 기조연설자인 카르스텐 오텐베르크 보쉬-지멘스 최고경영자(CEO)는 ‘커넥티드 주방에서의 소비자 경험’을 주제로 보쉬-지멘스의 최신 비전과 전략을 소개한다. IoT를 기반으로 가전제품의 연결성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으며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보여 줄 예정이다. 이밖에 해리엇 그린 IBM왓슨 IoT·상거래·교육 총괄의 기조연설도 준비돼 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가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올해 IFA엔 B2B부품 전시회도 첫 등장한다. ‘IFA글로벌마켓’은 4일부터 7일까지(현지시각) 스테이션 베를린에서 열린다. 1924년 시작되어 올해 56회를 맞이한 IFA 2016은 15만㎡ 면적에 총 50개국의 1800개 글로벌 가전업체가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 24만 명의 방문객과 6000명의 미디어가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