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설립된 1987년 이후 올해까지 파업으로 15조원 이상의 매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1987년부터 2016년까지 29년간 노조의 전체 파업 일수는 420여일에 달한다. 이로 인한 차량 생산 차질은 131만대, 매출 차질은 15조67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승용차들이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이다.

◆ 29년간 4년 제외 매년 파업…생산 차질 131만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는 노조는 7월 19일부터 21일까지 나흘 연속 부분파업을 벌인데 이어 여름 휴가 직후부터 매주 3차례씩 파업하는 등 모두 14차례 파업했다. 현대차는 올해 파업으로 6만5500여대, 1조4700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노조는 지난 29년간 단 4년을 제외하고, 임금 인상과 근로 조건 향상 등을 이유로 거의 매년 파업했다. 그동안 파업 기간 생산 차질을 빚은 자동차 대수는 131만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울산공장 생산량인 152만9831대에 21만대 모자라는 수치다.

1994년에는 실리 노선의 노조 집행부 출범으로 무분규가 실현될 수 있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무파업도 집행부의 합리적 성향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적인 이유의 파업도 있었다. 1996년과 1997년에는 노동법 개정을 반대하는 파업을 벌였고, 2000년에는 대우자동차 매각 반대 파업에 나섰다. 2003년 비정규직법 및 주 5일 근무제 촉구 파업, 2006∼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 등도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전경.

◆ 현대차 노조원, 올해는 1800만원 더 받는다

노조는 올해 임협 잠정 합의안에 따른 1인당 평균 추가 지급 규모가 1800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성과급과 격려금만 평균 1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임협 잠정 합의안에는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이 포함됐다. 사측은 성과급을 기본급이 아닌 통상임금 기준으로 지급하며, 주식의 경우 회사가 자사주를 구입해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파업에 따른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면 노조원의 임금 손실도 적지 않다.

현대차는 직원마다 근속연수가 달라 정확한 임금 지급 총액은 집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합의한 임금 인상 규모는 최근 3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 경기 침체와 환율 불안, 내수 시장 위축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13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 줄어든 8조3155억원이었고, 2014년에는 전년 대비 9.2% 감소한 7조550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6조35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급감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 감소한 3조1042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임금은 지난 10년간 높은 상승 폭을 유지했다. 현대차 직원 평균 연봉은 2004년 4900만원에서 2014년 97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독일 폴크스바겐(9062만원), 일본 도요타자동차(8351만원)의 평균 연봉보다 높은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지에도 과도한 임금 인상이 쟁점이 되는 교섭문화로, 그동안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며 "앞으로 경영실적을 고려한 교섭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