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스마트폰 칩에 의존해왔던 LG전자가 인텔에 10나노공정 칩 생산을 맡긴다.

제인 볼 인텔 커스텀 파운드리 공동 총괄 부사장(사진)은 1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LG전자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개발 중이며 인텔의 10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설을 활용해 생산한다"고 밝혔다. LG전자와 인텔은 내년 이 칩을 양산할 계획이다. AP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온칩(SoC)이다.

손보익 LG전자 시스템반도체(SIC)센터장(전무)도 "LG의 모바일 혁신과 인텔의 실리콘, 패키징, 제조 리더십이 힘을 합쳐 세계 정상급의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066570)가 인텔과 손잡고 자체 칩을 제작하는 건 비용 절감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LG전자는 퀄컴과 같은 칩 제조사로부터 AP를 공급받았다.

두 회사의 협업이 이뤄진 데는 인텔의 전략 수정도 큰 몫을 했다. 인텔이 '숙적'인 반도체 설계 회사 ARM과 사용 계약을 맺고 ARM의 반도체 설계 디자인 '아티잔(Artisan)'을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개발 중인 10나노 SoC도 아티잔을 기반으로 한다.

인텔이 ARM 설계도를 기반으로 한 칩을 위탁생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인텔 파운드리는 자체 설계도인 x86으로 만든 칩의 생산을 고집해왔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 모바일 표준으로 이미 자리잡은 ARM과의 '동침'이 필수라고 보고 일종의 개방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인텔은 지난 4월 자체 개발한 아톰 기반으로 모바일 칩(SoC)은 더 이상 만들지 않기로 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전략 선회로 중국업체도 새롭게 유치했다. 인텔은 이날 중국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스트레드트럼(Spreadtrum)은 인텔의 14나노 공정 파운드리 플랫폼 아래 차세대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면서 기존 강자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005930)등도 긴장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지난2010년 22나노 공정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다. 인텔은 주 사업인 PC사업과 부딪히지 않는 네트워크 관련 업체를 파운드리 고객사로 유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