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는 배터리 평생 보증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차량 최초 고객에 한해서 배터리를 평생 보증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같은 IT(정보기술)기기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이유 중 하나는 배터리 수명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2년 정도 사용하다 보면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배터리 평생 보증이라는 제품 홍보 문구를 ‘차를 타는 동안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계속 교체해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이브리드 차값의 1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평생 보증하겠다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혹할 만한 프로모션인 셈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차량 배터리 평생 보증 프로모션은 이와 관련이 없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다 보면 수명이 줄게 된다. 이를 열화(劣化)라고 한다. 일종에 노화 현상인데 이는 배터리 평생 보증에서 제외된다. 소비자 과실인 교통 사고에 따른 배터리 고장도 평생 보증에 해당되지 않는다.

현대차의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현대차 측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배터리 성능에 대해 10년간 20만km를 타도 새차의 70% 수준을 유지한다고 말한다. 그럼 10년 20만km를 탄 상태에서 배터리가 50%의 성능만 내면 교환해주는 걸까. 이 역시도 평생 보증 대상은 아니다. 차를 타는 소비자마다 환경이 다르고, 운전 스타일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배터리 평생 보증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차량을 주차장에 한 달씩 세워두는 사람도 있고, 매일 운전하는 사람도 있다. 또 배터리를 사용하는 시내 주행만 주로 하거나, 반대로 엔진을 사용하는 고속도로 주행만 주로 하는 소비자도 있다. 소비자마다 차량 관리 스타일이 달라 배터리 평생 보증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제품에 불량이 발생했을 때만 평생 보증을 해준다는 입장이다. 배터리에 문제가 발생해 충전이 안 되거나, 빠르게 방전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또 갑자기 폭발하는 등의 불량 문제도 평생 보증 대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비자 과실이 없는 상태에서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면 평생 보증을 해준다"며 "그러나 배터리 노후로 인해 수명이 다하는 경우에는 평생 보증 프로그램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배터리 수명이 다해서 교체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제품 불량으로 교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실제 도요타의 친환경차인 프리우스는 국내에서 단 한번도 불량으로 인한 배터리 교체가 없었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차량 배터리를 고장으로 교체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 이외에는 배터리를 교체할 일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