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하드웨어 전문 연구소‘에어리어 404(Area 404)를 세우고 가상현실(VR) 기기, 무인기(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3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캘리포니아 멘로파크 인근에 2만2000제곱피트(약 2000㎡) 넓이의 에어리어 404 연구소를 세웠으며, 이곳에서 다양한 하드웨어(HW) 제품 모델을 제작하고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에어리어 404는 페이스북의 인터넷 연결 캠페인 ‘커넥티비티 랩(Connectivity Lab)’을 지원해, 공중에서 지상으로 인터넷을 쏘는 드론 '아퀼라’ 개발을 담당한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Oculus)의 VR 헤드셋도 만든다. 그 밖에 에어리어 404는 페이스북 데이터 센터 서버 설계와 내부 비밀 프로젝트 연구조직인 ‘빌딩8’ 운영을 지원하게 된다.

에어리어 404(area 404)에 있는 고수압 분사기(water jet).

에어리어 404는 현재 완공 단계에 있다. 에어리어 404는 9개월 전 멘로파크에 위치한 페이스북 빌딩 17에 있던 회사 내 우체국을 개조하며 짓기 시작했다. 이 연구소는 하드웨어 제작을 위한 다양한 중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밀링머신과 고수압 분사기, 절단기와 전자 입자를 볼 수 있는 현미경 등이 연구소에 설치돼 있다.

에어리어 404 제작을 맡은 스펜서 번스는 “보통 하드웨어를 외부 회사에 대신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제는 우리 스스로 몇 시간, 혹은 며칠 안에 하드웨어 생산 및 성능 검사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리어 404(area 404).

에어리어 404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10년 계획’의 일환이다. 그는 지난 4월 F8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10년 계획’을 발표했다. 10년 안에 페이스북이 가상현실과 전 세계 인터넷 연결, 인공지능 등 진보적인 시장에 투자하는 게 주커버그 10년 계획의 골자다.

가상현실과 인터넷 연결, 인공지능 등은 소프트웨어 뿐만아니라 하드웨어도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소프트웨어에 주력하던 페이스북이 성공적으로 가상 현실 등의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하드웨어 개발을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에어리어 404가 필요하다.

마크 주커버그는 지난달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항공우주 산업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페이스북에게 (드론 개발 등을) 기대하지 않지만, 우리는 항공우주 산업처럼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구글도 하드웨어 제품 전담 부문을 신설하는 등 하드웨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산하로 올 4월 설립된 이 조직의 총괄 수장은 모토로라 전 대표인 릭 오스텔로가 맡았다.

이 조직은 스마트폰 ‘넥서스’와 태블릿PC ‘픽셀’, 노트북 ‘크롬북’, 무선라우터 ‘온허브’, 스트리밍 장치 ‘크롬캐스트’ 등 구글의 모든 하드웨어 사업을 맡는다. 스마트폰에서 3차원(3D) 지도를 쓸 수 있게 해주는 ‘탱고’ 프로젝트와 사용자가 부품을 레고처럼 조립해 원하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아라’ 프로젝트도 여기서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