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리퍼블리카, 네이버, 카카오, LG유플러스 등 인터넷서비스업체 중심으로 서비스됐던 간편송금시장에 국민은행, 농협,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뛰어들었다.

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간편송금을 개발했고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은행권은 송금 서비스 자체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어렵지만, 고객 편의성 차원에서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간편송금은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없이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상대적으로 보안은 취약하지만 편의성 때문에 인기몰이 중이다. 업계는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송금액을 모두 합치면 하루 송금액이 최소 십수억원대일 것으로 추정한다.

◆ 일평균 최소 십수억원, 공인인증서 없이 ‘휙!’

기업은행은 지난 19일 간편송금 ‘휙 서비스’를 내놨다. 휙은 모바일뱅킹 앱인 아이원뱅크에서 휴대폰 번호로 본인 인증을 받은 뒤 6자리 비밀번호 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 국민은행이 금융 플랫폼 ‘리브’를 출시했는데 리브 또한 비밀번호 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농협상호금융의 콕뱅크 또한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확인 없이 송금이 가능하다.

이외 우리은행이 위비톡에 간편송금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을 8월 중 내놓을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조만간 간편송금을 서비스하기로 했다.

간편송금시장은 기존 금융회사가 아닌 IT서비스업체 중심으로 육성됐다.

(왼쪽부터)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농협상호금융의 콕뱅크, 국민은행 리브

핀테크기업 비바 리퍼블리카는 2015년 2월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시작했고, 1년여만에 송금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작년 한해는 일평균 송금액이 3억원 안팎이었지만 최근엔 10억원을 넘나드는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톡도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두 회사는 토스와 달리 수신자도 관련 앱을 깔아야 해 상대적으로 확장 속도가 더디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도 토스처럼 수신자가 앱을 깔지 않아도 송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채택해 최근 인기몰이 중이다.

현재 간편송금액 규모는 각사가 공개를 꺼리기 때문에 정확히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한 간편송금액 서비스 업체를 실사한 벤처캐피탈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가파른 성장 추세다. 이 관계자는 “10, 20대는 모바일뱅킹 앱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간편송금 서비스를 사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유의미한 수준까지 성장해 기존 금융회사들이 반격에 나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송금은 공짜” 인식 있어 수익성 확보는 어려울듯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송금 수수료가 무료에 가까워 송금서비스 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비(非) 금융회사가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은행과 전용 전산망을 연결하고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구조라 이용자가 많으면 많을 수록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대체로 비금융회사는 건당 약 400원의 수수료를 은행에 지급한다.

물론 송금 수요 자체를 확고히 장악하면 이를 기반으로 은행권과 수수료를 협상해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상황상 쉽지는 않다. 비바리퍼블리카 또한 송금 자체로 수익을 내기보다는 이를 기반으로 자산관리 등 다른 수익 사업을 고심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간편송금은 보안 취약성 때문에 대체로 약 30만~50만원만 출금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상황”이라며 “여러 사정상 수익성 확보 때문보다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