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인텔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 확보에 나섰다.

삼성은 지난 25일 미국 메모리반도체 벤처회사 카잔네트웍스의 450만달러 규모 펀딩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이외에도 인텔, 웨스턴디지털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투자에 나섰다.

카잔네트웍스는 데이터센터 서버나 클라우드 서비스에 주로 활용되는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기술 'NVMe(엔브이엠이)'를 개발하는 회사다.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최근 SSD를 활용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 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서비스가 한꺼번에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디바이스나 저장장치로 보낼 때 데이터 전송 끊김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지연속도(레이턴시·latency)’라고 한다.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처리해야 할 데이터 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를 실시간 수준으로 처리하고 이같은 레이턴시를 줄일 수 있는 인터페이스(신호 규격)가 필요하다.

카잔네트웍스의 NVMe 기술을 이용하면 저장장치와 클라우드 서비스간 레이턴시를 100만분의 1초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레이턴시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특정 작업을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애플리케이션를 비롯해 스토리지(저장장치),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을 제3의 회사로부터 원격으로 빌리고 사용량만큼 돈을 내는 것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SSD.

삼성과 인텔 등 굴지의 IT 기업들이 카잔네트웍스의 기술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데이터센터와 같은 막대한 컴퓨팅 능력이 필요한 서비스 수요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SD를 만드는 삼성전자의 경우 카잔네트웍스의 기술을 확보하면 5세대 통신(5G)과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점차 중요해지는 데이터 처리 속도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 인텔을 비롯한 주요 IT기업들은 현재 SSD에 적용하고 있는 데이터 처리 속도와 레이턴시 감소 기술력으로는 데이터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5G와 IoT 시장을 주도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카잔네트웍스의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005930)는 카잔네트웍스 이외에도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수요를 겨냥한 투자를 잇따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조이언트(Joyent)를 인수했고,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에 서버용 반도체 스토리지 시스템 제조 및 판매업체 '스텔루스 테크놀러지(Stellus Technologies)'를 설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