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40대부터 노후 계획을 세워야 본인이 종사했던 분야에서 질 높은 일자리에 재취업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왼쪽)과 박선규 마이더스HR 대표.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7월27일 서울 광화문 조선비즈 회의실에서 열린 ‘4060 인생설계 간담회’에서 “60대는 이미 끝났고(할 수 있는 게 없고), 50대에 노후 준비를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며 “아무리 늦어도 40대부터 은퇴 후 계획을 세워야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릴 수 있는 질 높은 일자리에 재취업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이와 같이 말했다.

이날 4060 인생설계 간담회에는 이윤학 소장을 포함한 최재희 연합창업지원센터 소장, 박선규 마이더스HR대표, 윤철민 고용노동부 사무관 등 4명의 장년층 노후 대비 전문가들이 모여 장년층 재취업 문제와 질 높은 노후 대비를 위한 해결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최근 들어 중장년 구직자 수는 점점 늘어나는 데 비해 일자리 질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선규 대표는 “지난해 국내 상장자 44%가 인력 구조조정을 감행하면서 수많은 중장년층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4~5년 후 매년 80만명의 퇴직자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중장년 실업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재취업에 성공할 확률은 낮다”며 “일자리도 부족한 데다 단순 노무직과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라 일자리 질이 매우 낮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은퇴 후 창업 환경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소상공인 평균 영업기간은 9.7년, 월평균 영업이익은 월 187만원 수준이다. 업종은 대부분 외식사업과 부동산임대업 등 서비스업에 치중돼있다.

최재희 소장은 “은퇴 후 자신의 전문분야에 맞는 직업을 찾지 못하다보니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외식사업을 시작하는 중장년층이 대다수다”라며 “하지만 사업체가 워낙 많아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고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재희 연합창업지원센터 소장(왼쪽), 윤철민 고용노동부 사무관.

따라서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 미리 노후를 설계하고 재취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선규 대표는 “장년층들이 재취업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본인이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모르는 것”이라며 “미리 재취업에 대비해 자신에 맞는 분야로 취업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는 등 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대 때부터 자신의 평판과 인맥 네트워크를 관리해 은퇴 후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3개월 또는 6개월에 한 번씩 이력 내용을 추가해 자기소개서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나중에 은퇴 때 자기소개서를 쓸려고 하면 전에 무슨 일을 어떻게 잘 했는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며 “구체적으로 자신의 성과를 제대로 기록하게 되면 나중을 위해서 좋고 현재도 이번에 자기소개서에 적을 만큼 성과가 없을 때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노후 대비를 위한 몇가지 재테크 팁도 제시했다.

이윤학 소장은 우선 자기 집 한 채 정도는 보유하고 있어야 은퇴 후 안정성 있게 생활할 수 있고, 꼭 필요할 때는 주택연금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후 대비에 가장 중요한 연금은 시기별로 차등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노후에 연금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는 60대로 이때 개인연금을 쓸 수 있도록 설계해두고, 이후 70대, 80대가 되면 생활비가 30%씩 줄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만기를 시기별로 조정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와 함께 젊을 때부터 국민연금, 기업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에 투입하는 돈이 연봉의 30%는 되게 하라고 조언했다. 4대 보험이 적용되는 근로자의 경우 국민연금은 개인 4.5%, 고용주 4.5%로 연봉의 9%가 들어간다. 퇴직연금은 매년 한달치 급여가 쌓이기 때문에 1/12, 즉 연봉의 8.3%가 쌓인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합하면 연봉의 17.3%가 되는데, 나머지 13% 정도는 개인연금에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봉이 5000만원인 근로자의 경우 연간 650만원, 한달에 54만원 정도는 개인연금에 넣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연금은 세제혜택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연간 연금저축 400만원, 개인퇴직계좌 300만원까지는 16.5%의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700만원을 납입하면 최대 115만5000원까지 돌려받는 셈이다.

윤철민 사무관은 “정부에서 지난해부터 생애설계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서비스 대상자를 45세로 낮춰 스스로 생애 설계를 잘 하고 있는지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윤 사무관은 “무엇보다 재취업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정책적인 방안을 하반기에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