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4위 ING생명 매각전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중국계 인수 후보자들이 당초 이달말로 예정돼 있던 본입찰을 연기하자고 요청한데 이어 ING생명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측도 굳이 서둘러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서다.

27일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국계 인수 후보자들이 실사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MBK측도 굳이 서둘러 팔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본입찰은 다음달로 연기된 상태”라고 말했다.

ING생명 사옥

또 다른 관계자는 “ING생명 매각가가 예상보다 좋게 나올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매각 작업이 무산될 가능성마저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MBK측이 최근 ‘안팔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ING생명 인수전은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과 중국계 타이핑생명, 푸싱그룹 등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지난 5월 예비입찰에는 7~8곳의 업체가 참여했으나 최근 모두 기권했다. 유일한 국내파 인수 후보자였던 교보생명의 경우 예비 인수가가 너무 낮다는 이유로 MBK파트너스측에서 낙마시킨 바 있다.

타이핑생명의 경우 인수가로 2조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푸싱그룹이 이보다 다소 높은 가격을 써냈고, JD캐피탈이 2조원대 후반에서 최대 3조7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MBK측이 원하는 매각가는 3조~4조원 가량이다. MBK는 지난 2013년 ING생명을 1조8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ING생명이 매해 천억원 이상을 배당하고 있어 MBK측 입장에서도 굳이 서둘러 팔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ING생명은 지난해 1005억원의 결산배당을 했고 올해도 1825억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언론 등 외부에서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에 따른 자본금 확충 부담을 거론하곤 하는데 현장에서는 이 또한 시급한 이슈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ING생명은 다른 대형 보험사와 달리 고(高)금리 보장상품 비중이 낮아 그나마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 자본 확충 이슈와 맞물리며 최근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은 고작 35억원에 안방보험에 팔렸고 KDB생명은 매각이 난항을 겪는 분위기다.

최근 ING생명 노조는 졸속, 먹튀 매각을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무조건적으로 매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투명한 매각 절차를 통해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대주주가 매수 주체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