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경남 창원 성산동 LG전자 창원 2공장. 모터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키 2m가 넘는 로봇 15대가 각각 6개 코일통에서 코일을 뽑아내고 있다. 코일은 순식간에 자석에 감겨 6초에 1대씩 '다이렉트 드라이브(DD·Direct Drive)' 모터가 쏟아졌다. 이 공장에서 한 해 300만대 안팎의 DD모터를 만들기 위해 약 260만㎞ 코일을 쓴다. 지구와 달 사이 거리(38만㎞)의 6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DD모터는 LG전자 세탁기를 세계 1위로 만든 1등 공신(功臣). DD모터는 벨트로 모터와 세탁통을 연결하는 기존 세탁기와 달리 모터와 세탁통이 일체화돼 에너지 효율이 높고 소음·진동도 훨씬 작다. LG전자의 DD모터 드럼세탁기는 세계 최대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 2007년 이후 9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 2공장에서 직원이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는 DD모터 세탁기에 대해 10년간 무상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극한 조건의 테스트에서 나온다. 생산라인 바로 옆 '신뢰성 실험실'에 가보니 연구원들이 고온이나 극저온, 침수, 화재 등 어떤 악조건에서도 모터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30여개 항목에서 품질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열충격 테스트. 최저 섭씨 영하 40도에서 모터를 가동하다 곧바로 영상 150도에서 다시 돌리는 작업을 30분 또는 1시간 단위로 반복한다. 무선 청소기용 모터는 전원을 켜고 끄는 것만 수천 번 반복한다. 김봉진 모터품질보증파트장은 "국가별 표준 규격보다 2~3배 가혹한 조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테스트하고 있다"며 "누전 등 안전성 검사는 모든 모터를 전수(全數) 검사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가전 부문에서 분기 사상 역대 최고인 9.7%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백색가전의 심장'인 모터와 냉장고·에어컨용 컴프레서(Compressor·냉매압축기)의 경쟁력이 성장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두 부품이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과 소음·진동·내구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노태영 상무는 "올해 부품 분야 투자를 작년보다 30~50% 늘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